청와대는 이번 주 안으로 공석인 정책실장과 국가안보실장, 일자리수석과 경제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 인사를 마무리하고 내각 인선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5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께서 지난 10일 유일호 경제부총리를 만나 유 부총리에게 필요하면 장관제청을 요청할 수 있다고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는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안 표결이 이달 31일에 진행되는 등 보름 넘게 남은 만큼 이 후보자의 공식 취임 이전에라도 총리 권한대행을 맡은 유 부총리에게 요청해 조각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후보자 역시 지난 10일 지명된 뒤 "정식 총리가 될 때까지 내각 구성이 지연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었다.
문 대통령은 당 대표 때부터 대선 후보 때까지 유능한 인재라면 '십고초려'를 마다하지 않고 영입해 광범위한 인재풀을 확보해 관리해왔는데, 여기에 인사혁신처의 국가인재데이터베이스까지 활용해 후보자를 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최근 CBS노컷뉴스 기자와 만나 "대통령이 후보시절 갖고 있던 인재풀에 대통령의 기준에 부합하는 (국가인재데이터베이스 내) 인재들까지 포함한 후보자들 중 인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중 청와대 참모진은 대통령의 국정철학 및 가치의 공유 여부, 내각과 공기업 인선은 전문성을 중요한 기준으로 탕평인사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여당 핵심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께서 '철학과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청와대에서 참모로 쓸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씀하신 적이 있기 때문에 청와대 참모진은 대선캠프에서 일했거나 당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인사 대상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렇지만 부처인사는 캠프에 있었느냐가 고려대상은 아니고 그 직위에 맞는 사람이냐가 중요하고 (청와대 참모진 인사보다는) 열려있다"며 "대통령께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개혁하자'는 뜻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은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는 대상이 된다"고 전했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청와대 참모진은 캠프나 당에서 호흡을 맞췄던 인사들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임명된 청와대 참모진들을 보면 이정도 총무비서관이나 조현옥 인사수석 등 참여정부시절 청와대에서 함께 일해 능력 및 평판조회가 수월한 인사들이 인선됐다. 학계에서 기용된 이들은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 자문그룹에 몸담았던 이들이고, 시민단체에서 기용된 이들 역시 대선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상당수다. 남은 청와대 인사 역시 이런 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것이 중론이다.
내각과 공기업은 야당과 관료출신, 학계까지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1일 조국 민정수석, 12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 인선되긴 했지만 민정수석실 진용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만큼 공직기강비서관 임명 등 민정수석실에 대한 구성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내각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런 기준에 부합하더라도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 여러 차례 강조한 엄격한 인사검증 문턱을 넘지 못할 가능성도 있어 인재풀이 예상보다 줄어들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자신을 지지하는 인사들을 둘러싼 잡음에 대해 "지금은 공직후보자를 추천하는 것이 아니다. 공직후보자는 청와대 내 인사시스템과 국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엄격한 검증을 거칠 것"이라며 "역대(민정수석 중)에서 가장 깐깐한 인사검증을 했던 민정수석이 저 문재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다른 여당 핵심관계자는 "인사 추천권한과 검증권한을 인사수석실과 민정수석실로 나누고 청와대 인사를 담당하는 총무비서관을 측근이 아니라 관료로 임명한 것은 청와대는 물론 내각과 공기업 인사에 대한 검증을 더 꼼꼼하고 깐깐하게 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