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드라이스, OK저축은행 外人 잔혹사 끊을까?

"팀이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15일 인천 하버파크호텔에서 2017 한국배구연맹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가 열렸다. 1순위 지명권을 얻은 OK저축은행은 '벨기에 특급' 브람 반 덴 드라이스(가운데)를 데려왔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OK저축은행은 최근 두 시즌 외국인 선수에 울고 웃었다. 2015~2016시즌에는 로버트 랜디 시몬(30·쿠바)의 압도적인 존재감 덕분에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치고도 챔피언 결정전에서 현대캐피탈을 꺾고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 농사가 흉작이었다. V-리그 남자부 사상 첫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롤란도 세페다(28·쿠바)를 지명했지만 단 한 경기도 함께하지 못했다. 세페다가 쿠바 대표팀의 일원으로 월드리그에 참가하기 위해 핀란드를 찾았다가 집단 성폭행 혐의에 연루됐기 때문이다. 어깨 부상에도 불구하고 세페다를 지명했던 OK저축은행의 과감한 선택은 결국 빛을 보지 못했다.

리그 개막을 앞두고 마르코 보이치(29·몬테네그로)를 긴급 수혈했지다. 그러나 이번엔 부상에 발목 잡혔다. 보이치는 OK저축은행의 유니폼을 입고 8경기만 소화한 채 발목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우여곡절끝에 모하메드 알 하치대디(27·모로코)를 데려와 시즌을 마쳤지만 성적은 최하위에 그쳤다.

한 시즌 동안 3명의 외국인 선수를 경험한 OK저축은행. 그러나 올 시즌은 출발이 나쁘지 않다.

OK저축은행은 15일 인천 하버파크호텔에서 열린 2017 한국배구연맹(KOVO)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어내 브람 반 덴 드라이스(28·206cm·벨기에)를 데려왔다.

라이트 포지션인 드라이스는 트라이아웃 참가한 선수들 가운데 사전 선호도 조사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받은 선수다. 연습경기를 지켜본 감독들 역시 드라이스의 기량이 가장 출중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2016~2017시즌 프랑스리그에서 득점 1위에 오르며 능력도 인정받았다. OK저축은행의 외국인 선수 잔혹사를 끊어낼 최적의 카드인 것이다.


15일 인천 하버파크호텔에서 열린 2017 한국배구연맹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브람 반 덴 드라이스가 전체 1순위로 OK저축은행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OK저축은행의 외국인 선수 잔혹사를 끊겠다는 다짐이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드라이스 역시 지난 시즌 같은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OK저축은행의 지명을 받은 드라이스는 "너무 놀랍고 행복한 순간이다.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지고 "팀이 외국인 선수 문제로 힘든 시기를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는 이러한 문제 없이 팀이 발전해 높은 곳까지 오르도록 노력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V리그에 대한 기대감도 가득하다. 드라이스는 "바로티(현대캐피탈), 파다르(우리카드)와 일면식이 있어 한국에 와서 선수단 분위기와 구단에서 제공하는 편의 시설 등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털어놓고 "기대가 된다"라고 말했다.

높은 점유율로 인한 체력적인 부담감도 드라이스는 문제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복이 있는 체력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팀 분위기에 적응하고 휴식과 훈련을 잘 병행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 내비쳤다.

드라이스는 "시몬이 경기하는 영상을 보면서 김세진 감독의 모습을 봤다. 젊고 차분한 감독이라 생각했다"고 첫인상을 소개했다.

팬들과의 소통도 강조했다. 드라이스는 "선수가 팬들과 소통하는 것은 당연하고 꼭 해야 하는 일이다"라며 "팬들은 돈을 내고 경기장을 찾는다. 그만큼을 돌려드리는 것도 선수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라고 밝혔다.

외국인 선수로 인해 적잖이 속앓이했던 했던 OK저축은행. 올 시즌 외국인 농사는 적어도 '흉작'으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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