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찬 국민소통 수석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유럽연합·독일 특사 명단을 공식 발표했다.
미국 특사로는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 중국 특사에 이해찬 전 총리, 일본 특사에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러시아 특사에는 송영길 민주당 의원이 낙점됐다. 유럽연합과 독일 특사에는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선정됐다.
홍 전 회장은 2005년 주미대사를 역임한 데다 미국 정치권에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 발탁 배경으로 보인다.
이 전 총리도 과거 참여정부 시절 중국특사로 활동한 경험이 있고, 중국 측 여러 인사들과 두터운 친분이 있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경제 보복과 북핵 위기 문제 등을 해결할 적임자란 평가다.
문희상 의원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한일의원 연맹 회장을 지내면서 일본 정계에 폭넓은 인맥을 가지고 있다.
송영길 의원은 인천시장으로 재임하면서 인천시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시간 자매결연, 인천-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 조성 등 양국간 협력 증진에 기여해왔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러시아 평화우호훈장을 받았던 적도 있을 만큼 정치권에서 '러시아 전문가'란 평가가 나온다.
유럽연합과 독일 특사에 발탁된 조윤제 교수는 주영국대사를 지냈고, 유럽 전문가로서 대통령의 외교 철학과 유럽에 대한 비전을 잘 전달할 인물로 알려져 있다.
윤 수석은 "해당 국가에 친분이나 오랜 인연이 있는 점 등을 반영했다"며 "상대국가에서도 특사를 평가할 때 '그만한 인사를 가졌구나'라고 판단할 만한 분들을 선정했다"고 특사 임명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사 임명과 입각 문제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수석은 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9일부터 해외 순방길에 올라 17일에 출발하는 특사단과 엇갈릴 것이란 우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느냐, 안 만나느냐'의 문제보다 가서 실질적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들과 함께할 특사 대표단 명단도 공개됐다. 유럽연합 및 독일 특사 대표단을 제외한 각국 대표단에는 국방·안보 전문가가 한명씩 포함됐다.
미국 특사 대표단에는 민주당 황희 의원과 류진 풍산그룹 회장, 정해문 전 태국대사, 박선원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전략비서관이 이름을 올렸다.
중국 특사 대표단에는 심재권·김태년 민주당 의원, 신봉길 전 한·중일·협력사무국 사무총장, 서주석 국방연구원이 선정됐다.
일본 특사 대표단에는 원혜영·윤호중 민주당 의원, 서형원 전 일본공사,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포함됐다.
러시아 특사 대표단에는 정재호·박주민 의원과 이연수 전 벨라루스 대사, 조성열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함께 하기로 했다.
유럽연합 및 독일 특사 대표단에는 김종인·조문환 의원과 임창순 전 독일공사, 배기찬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이 선정됐다.
청와대는 "특사는 문 대통령의 협력 외교 강화 의지가 담긴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라며 "방문국의 고위 관계자들을 두루 만나, 우리 정부의 정책과 비전을 설명하고 양국 관계 발전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