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문건유출' 재수사…경찰관 유족 "지금도 눈물"

허위진술 강요의혹…2년 6개월 만에 재수사

정윤회 씨.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청와대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경찰이 2년 6개월 만에 재수사에 나선다.

당시 문건 유출 당사자로 몰려 조사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찰관의 유가족은 진상규명의 기회가 생겼다며 반색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故 최경락(당시 45세) 경위의 형 최낙기(59) 씨가 낸 재수사 탄원을 배당받아 조사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청에서 받은 탄원서가 대선 전쯤 배당됐다"며 "최낙기 씨 등 유가족과 면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윤회 문건 파문은 '정 씨가 이른바 십상시 등 대통령 최측근들과 수시로 만나 청와대와 정부 동향을 파악했다'는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의 조사보고서를 지난 2014년 11월 세계일보가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검찰은 당시 '과장 짜깁기 정보'라며 해당 문서의 내용이 허위라고 결론 낸 뒤 문건 유출 경로로 '박관천 전 경정(당시 청와대 행정관)→한일 경위→최경락 경위'를 지목했다. 그리고는 박 전 경정과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했다.

수사를 받던 최 경위는 2014년 12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회유를 시도했다는 듯한 내용의 유서 8장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서에는 "너(한일 경위)에게 그런 제의가 들어오면 흔들리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제 내가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은 너와 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회사 차원의 문제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개입사태가 터진 이후 특검의 관련 수사까지도 지지부진하자 최 경위의 형 낙기 씨는 "특검에서도 연락이나 소환조사가 없었다. 동생의 죽음이 잊히는 것 같아 억울하다"며 지난달 경찰에 탄원서를 냈다.

재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일단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허위진술 강요 의혹에 대해 들여다볼 것으로 전망된다.

소식을 접한 낙기 씨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 유가족은 지금도 눈물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 재수사는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당한 수사로 진상규명, 명예회복이 돼야 한다"며 "정보관인 동생은 정상적인 업무를 위해 보고서를 올리다 그렇게 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관련 수사를 두고 "완전히 새로운 범죄 혐의가 나타나면 검찰이 수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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