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턴건' 김동현 "지금이 전성기…한국서 타이틀전 꿈"

"45세까지 선수생활 하고 싶지만 미혼이라 마음 복잡"

오는 6월 17일 UFN 싱가포르 대회를 앞둔 김동현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센티넬 IFC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UFC 아시아 선수 최다승 기록을 깨는데 집중하겠다."


'스턴건' 김동현(36, 부산팀매드)은 6월 17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111에서 콜비 코빙턴(29, 미국)과 웰터급 경기에서 맞붙는다.

이날 경기에서 코빙턴을 이기면 UFC 아시아 선수 최다승 신기록을 수립한다. 김동현은 지난해 12월 타렉 사피딘을 꺾고 UFC에서 13승(3패 1무효)째를 거두며 오카미 유신(13승)의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김동현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센티넬 IF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시아 선수 최다승 기록을 깨는데 집중하겠다"며 "좋은 경기를 펼쳐 다음에 한국에서 대회가 열리게끔 하겠다. 한국에서 타이틀전을 하고 싶다"고 했다.

콜빙턴은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레슬링 디비전1에서 5위까지 오른 실력자. 2014년 UFC 진출 후 6승 1패를 기록했고 최근 3연승으로 상승세다. "김동현의 유도는 내 레슬링을 이길 수 없다"고 도발하기도 했다.

"부산시청 레슬링팀 선수들과 훈련한다"는 김동현은 "(상대가) 레슬링이 주무기다. 하지만 잡아보면 바로 느낌이 올 것이다. 내 레슬링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겠다. 레슬링 보다 럭키 펀치를 준비하라"라고 조언했다.

웰터급 랭킹 7위인 김동현에게 랭킹 밖 코빙턴은 다소 아쉬운 상대. 그럼에도 "김동현은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상대"라고 독설을 날리며 기세등등하다.

김동현은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이다. "UFC 측에서 톱10 파이터와 대결을 제의해 싱가포르 대회 출전을 수락했다. 하지만 협상이 결렬되면서 이상한 선수와 싸우게 됐다"며 "상대의 신경전이 전혀 위협적이지 않다. 생각나는 대로 떠벌리는 관심종자 같다. 스스로 잘생겨서 연기자가 꿈이라는데 허세나 수다쟁이 역할에 떡이다. 경기 끝나고도 이런 말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했다.

오는 6월 17일 UFN 싱가포르 대회를 앞둔 김동현(왼쪽)과 곽관호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센티넬 IFC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싱가포르는 김동현에게 기회의 땅이다. 한국과 시차가 1시간에 불과하고, 과거 싱가포르를 방문한 경험이 있어서다. 김동현은 "시차 적응하는데 오래 걸린다. 다른 선수가 열흘 걸리면 나는 20일이 필요하다. 시차가 거의 없는 건 엄청난 이점"이라며 "이번 대회에 동반 출전하는 곽관호(28, 코리안탑팀)와 컨디션 조절 노하우를 공유하겠다"고 했다.

김동현은 한국인 UFC 1호 파이터다. 2008년 5월 25일 UFC 데뷔전에서 제이슨 탄에 3라운드 TKO승을 거둔 이후 10년 째 웰터급 톱랭커로 활약하고 있다. 현재 UFC 한국인 파이터는 총 10명이고, 김동현 외에 정찬성(페더급 5위)과 최두호(페더급 13위)가 톱15에 올라 있다.

그는 "국내외에서 다양한 선수들과 훈련하면서 '한국인 파이터가 강하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다. UFC에서 뛰는 한국인 파이터가 5명이 될 거라는 내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며 "3년 안에 한국인 파이터가 UFC 챔피언에 오를 것이다. 최근 한국에서 일고 있는 격투기 붐이 이어지려면 UFC 챔피언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어느덧 30대 후반. UFC에서도 베테랑 파이터가 됐다. 선수생활 후반기를 맞은 그는 "이 나이까지 UFC에서 활동할지 몰랐다. 항상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 그러다 보니 훈련에 집중하고 몸관리에 철저해진다. 45세까지 선수생활을 하면 행복할 것 같다. 아직 미혼이라 마음이 복잡하긴 하다"고 웃었다.

'은퇴'라는 말은 사절이다. "지금이 전성기다. UFC에서 선수생활 하는 동안 현재 랭킹이 가장 높다. 실력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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