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로 지명 순서를 잡은 GS칼텍스의 차상현 감독이 새 시즌 외국인 선수의 이름을 부르자 장내가 술렁였다. 모두의 예상을 벗어난 GS칼텍스의 선택에 나머지 5개 구단 관계자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GS칼텍스는 12일 서울 중구 장충동 그랜드 앰버서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7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세네갈 출신 파토우 듀크를 지명했다.
듀크는 다소 이색적인 경력을 가진 선수다. V-리그 여자부의 첫 아프리카 출신 선수이자 32세로 다른 경쟁 선수보다 나이가 많았다. 신장도 180cm로 눈에 띄게 작았다. 하지만 빨랐고, 파이팅이 넘쳤다. 그리고 누구보다 탄력있는 점프로 차상현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경력도 인상적이다. 최근까지 프랑스, 핀란드, 아제르바이잔, 태국 등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활약했다. 특히 가장 최근에 활약한 아제르바이잔과 태국리그에서는 우승을 경험했다. 트라이아웃 초청 전 여자부 6개 팀 감독이 경기 장면이 담긴 비디오를 보고 매긴 점수에서도 전체 선수 가운데 6위에 올랐을 정도로 기량도 높은 점수를 얻었다.
차상현 감독은 “영상을 보고 꼭 실제로 보고 싶었던 선수”라며 “신장은 작지만 팔이 길고, 점프와 순발력이 좋은 선수다. 충분히 배구 센스와 움직임으로 좋은 평가를 받을 만했다. 다음 시즌 추구할 스피드배구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후한 평가를 했다.
듀크 역시 “V-리그가 외국인 선수에 거는 엄청난 기대치를 잘 알고 있다. 함께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들이 나보다 키도 더 크고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라는 것 역시 잘 알지만 나는 그들보다 더 빠르고 더 높이 뛸 수 있다”고 자신의 장점을 분명하게 강조했다.
차상현 감독이 추구하는 스피드 배구에 대한 설명을 들은 듀크는 “내가 즐기는 경기 방식이다. 새 시즌의 기대치가 더 커졌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어 “배구에서 파워와 스피드는 차이가 없다. 좋은 배구를 하기 위해서는 필요하지만 특성이 다를 뿐”이라며 “많은 나라의 리그를 경험한 만큼 한국 리그에 적응하는 것도 문제가 없다. 내 목표는 감독이 원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선수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