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로또 전문가'로 방송에도 출연하며 유명세를 떨쳤지만 이들이 제공한 번호는 아무런 근거도 없는 엉터리 번호였고 각종 당첨후기도 모두 허위로 작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 "2년 안에 당첨 안되면 복권구입비 환불"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로또 당첨번호를 예측해 주겠다며 회원들로부터 가입비 명목으로 86억 원을 뜯어낸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등)로 사이트 대표 조모(45) 씨 등 12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들은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일반인들도 활용할 수 있는 무료프로그램을 이용해 만든 엉터리번호를 당첨확률이 높은 번호라 속여 2만 명에 가까운 회원들로부터 86억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중 한 명인 유모(39) 씨는 이렇게 벌어들인 돈을 탕진한 채 빚 독촉에 시달리다 지난해 11월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회원들에게 엉터리 번호를 제공하고선 '2년 내에 당첨이 안 될 경우 복권 구매비용까지 환불해주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수법으로 적게는 55만 원에서 많게는 660만 원 상당의 가입비를 챙겼다.
숨진 유 씨와 함께 일한 프로그래머 황모(36) 씨는 '나올 것이 유력한 숫자', '나오지 않을 것이 유력한 숫자' 등을 분석해 뽑아낸 과학적인 번호라고 속여 회원들을 모았다.
◇ 경찰 "과학적 근거없는 허위 시스템"
하지만 통계학 전문가들은 "로또의 당첨확률은 814만 분의 1로 매회 독립된 확률로 하나의 경우의 수만 나오므로 이러한 당첨예측프로그램은 과학적‧수학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도 이들 회원 중 1등 당첨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경찰조사 결과, 조 씨는 수차례 방송에도 출연해 '로또전문가'로 유명세를 탔고 '당첨기법을 전수해준다'며 회원을 따로 모집해 1000만 원이 넘는 돈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들은 또 회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포토샵을 활용해 '자신들이 제공한 번호로 1등에 당첨됐다'며 허위영수증, 각종후기 등을 만들어 게시하기도 했다.
이어 VVIP, VIP등급에 가입하면 보다 높은 확률의 번호를 제공한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등급에 상관없이 엉터리 번호를 무작위 발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관계자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허구의 시스템이었다"며 "실제로도 1등 당첨자는 한 명도 없어 이러한 사이트를 주의해야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