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출범한 지난 10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재부 1·2차관 등 간부들을 모아 TF를 꾸리고 업무 인수 인계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번에 꾸려진 기재부 TF는 우선 추가 경정 예산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올 초만 해도 정부는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며 3년 연속 추경 편성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었다.
유 부총리는 지난달 말까지도 "경기대응용 추경은 지금으로서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다음 정부가 다른 이유, 예를 들어 일자리 등으로 추경을 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새 정부가 결정할 문제"라고 여지를 남겨뒀다.
결국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공약한 10조 규모의 일자리 추경을 준비하기로 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추경에 대한 입장이 바뀐 셈이다.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고용 성적표인 지난달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실업 문제가 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일자리 추경의 필요성이 더 절실할 수밖에 없다.
통계청이 11일 내놓은 '2017년 4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국내 실업자는 117만 4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9만 9000명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실업률은 4.2%로 4월 기준으로는 2000년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 실업률도 11.2%로 역시 4월 기준으론 1999년 6월 이후 4월 기준으로 최고 기록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업무 지시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구성을 지시하는 등 일자리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둘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만 아직 문 대통령이 내놓은 추경 예산의 사업 내용은 '공무원 1만 2000명 추가 채용' 뿐으로, 여기에는 1조원을 웃도는 수준의 예산만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약 9조 원의 예산으로 얼마나 질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는지 여부가 문재인 정부의 향후 정책 추진 능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 1/4분기 국세 수입이 69조9000억 원으로 예상보다 5조 9천억원이나 늘어난 만큼 재정 여력은 충분하기 때문에 재정을 투입해 일자리를 늘리려는 '문재인표' 일자리 추경 준비에는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