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낮은 경호'에 경호팀 진땀, 시민들은 활짝

"국민들과 가까운 곳에 있겠다" 연일 파격행보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10일 오후 청와대 입구에서 인근 주민들의 환영인사를 받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이 되어 가장 강력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광화문 시대 대통령이 되어 국민들과 가까운 곳에 있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 말미에 한 말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연일 탈권위주의적 파격행보를 보이며 대국민 스킨십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를 위해 경호실에도 특별히 '당부'를 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는 11일 전남지사 퇴임 기자회견에서 "어제 대통령이 총리, 국정원장, 비서실장, 경호실장 지명을 끝내고 차담을 하면서 각자에게 특별한 당부를 했는데 주영훈 경호실장에게 '경호 좀 약하게 해달라'고 신신당부하더라"고 말했다.

대통령을 에워싸고 있는 '경호 장벽'을 낮춰 시민들에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시민들과 '돌발 만남'을 가졌다. 오전 9시쯤 사저에 대기 중이던 방탄 차량에 올라탔지만 중간에 내려 아파트 단지 앞에 모인 주민들에게 다가갔다.

뜻밖의 상황에 주민들은 환호성을 울렸고 문 대통령은 스스럼 없는 스킨십으로 '셀카 요청'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역대 어느 대통령도 하지 않던 행보에 경호팀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지만 주민들의 얼굴은 활짝 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취임식을 마치고 청와대로 가는 길에는 차량 속도를 보행 속도만큼이나 늦추게 한 뒤 선루프 밖으로 몸을 빼고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기도 했다. 경호팀이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음은 물론이다. 이날 출근길에도 이들은 '사저 앞에 너무 뻣뻣하게 서 있지 말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앞서 '친근한 경호, 열린 경호, 낮은 경호'를 약속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낙연 후보자는 "경호실장이 곤혹스러워할 정도의 모습에 국민 곁에 가까이 가는 광화문 시대 대통령이 되고자 마음 많이 쓰는 것을 현장에서 느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까지도 본인의 일정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고, 청와대는 11일 경내 산책 일정까지 기자들에게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만 국민과 함께 호흡하겠다는 매우 바람직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국가원수이자 행정수반으로서의 대통령의 안전이 매우 중요함을 감안하면 결코 과유불급이 되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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