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임종석 전 의원을 청와대 초대 비서실장으로 10일 임명했다. 또 조현옥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성평등본부 부본부장을 인사수석으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실장은 서울시에서 정무부시장을 맡았다. 조현옥 내정자도 '여성가족정책실장'을 역임하다 정년을 마친 뒤 서울시를 떠났다. 두 사람 모두 박 시장 체제의 서울시 행정의 중추 역할을 했던 인사들로 청와대 핵심 요직인 비서실장과 인사수석을 각각 맡게 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임 실장을 발탁하면서 "젊은 청와대, 역동적인 청와대의 적임자이고 야당과도 언제든지 소통 가능한 현장감을 두루 갖춘 비서실장"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임 실장은 문 대통령이 추구하는 '열린 청와대, 소통하는 청와대'를 이끌 적격자로 평가된다. 임 실장은 '소탈함'과 '솔직함'이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정치적 부침을 거듭했지만 임 실장은 서울시에서 박원순 시장과 직원들의 소통을 연결해주는 '통로' 역할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임 실장은 직원들과 격의없이 어울렸고, 박 시장한테 하기 어려운 직원들 얘기를 솔직하게 망설임없이 전달해 줬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대신 본인은 서울시에서 현장감과 실무적 경험을 배양하는 기회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임 실장은 서울시 부시장 재임 시절 세월호 천막이나 서울광장 사용문제 등으로 시민단체나 보수단체들과 갈등을 겪었지만 끊임없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했다.
박원순 시장도 이날 "임 실장은 누구보다 정무적 감수성이 탁월한 사람"이라며 "늘 큰 틀을 고민했고 나한테 도움을 많이 준 사람"이라고 밝혔다.
여성으로 첫 청와대 인수수석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조현옥 내정자도 서울시 여성 성 및 육아 정책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조 부본부장이 인사수석으로 내정된 배경에는 참여정부때 청와대 인사수석실 균형인사비서관으로 근무한 경험도 크게 작용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문 대통령이 조 내정자를 인사수석으로 발탁한 것은 앞으로 인사에서 여성을 적극 등용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서울 용산구 한국여성단체협의회 강당에서 "임기 내에 단계적으로 남녀 동수내각을 실현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와함께 서울시 고위직 출신의 또 다른 인사가 청와대의 또 다른 수석비서관에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서울시 출신 인사들을 요직에 전진 배치하고 있는 것은 그들이 대한민국 행정의 축소판이나 다름없는 서울시에서 오랜기간 쌓은 행정 경험을 높이 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와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보수정권 10년동안 민주당 쪽 많은 인사들이 국가직 행정경험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데 반해 서울시에는 많은 인재풀이 평성돼 있는 편"이라며 "이 때문에 서울시 행정 경험이 (문 대통령에게) 더욱 돋보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국민 삶과 가장 밀접한 서울시와 같은 지방정부에서 이론이 아닌 실무로 현장에서 실질적 경험을 한 이력이 중요한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이다.
두번째 이유는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는 문 대통령 약속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 발언은 궁극적으로 국민통합을 염두해 둔 것으로 해석된다. 그렇지만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구체적 정책이 필요하다.
따라서 각종 실험을 해 온 서울시 정책을 문 대통령이 국가 정책으로 확장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서울시의 경험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박원순 시장은 "문 대통령이 이른바 광화문 시대를 열면서 용산공원 문제나 청년 복지수당 문제 등 서울시의 혁신정책들을 국가 의제화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특히 "문 대통령이 약속한 공약을 실천하려면 행자부나 국토부에도 도시 재생전문가를 장,차관으로 임명해야 통할 것"이라며 "이는 기존 중앙 공무원의 인식틀로는 풀어내기 어려운 문제"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