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을 위해 잘한 인사라는 평가와 검찰 조직을 잘 모르는 학계 인사를 섣불리 내정했다는 우려가 엇갈리는 양상이다.
10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대통령 친인척 및 공직기강 관리와 인사 검증 작업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에 검찰 출신이 아닌 조 교수를 깜짝 기용했다.
조 교수는 진보적 성향의 소장학파로 꼽히며 문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김상곤 혁신위원회' 혁신위원으로 활동하며 당 혁신 작업을 주도했다.
그는 대선 직전인 지난 6일에는 홍익대 앞에서 진행된 '프리허그' 행사 진행을 맡는 등 문 대통령을 지원사격하기도 했다.
조 교수의 민정수석 내정은 검찰 등 사정기관을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겠다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의 표현이자 국민 여론을 반영한 개혁적 인사라는 것이 대체적인 해석이다.
하지만 조 교수의 내정 소식이 들려오자 법조계 안팎은 대체로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당초 노무현 정부 시절 사정비서관을 지낸 신현수 김앤장 변호사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다.
신 변호사는 사시 26회로 1990년 부산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서울과 부산, 수원지검 검사, 대검찰청 검찰연구원, 유엔법무협력관, 제주지검 부장검사, 대검 정보통신과장, 대검 마약과장 등을 지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 조직논리를 잘 모르는 조 교수가 오히려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 의지를 실현시키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한 검찰 관계자는 "모르는 게 더 용감하다는 말이 있지 않냐"며 "지금 검찰을 개혁하려면 오히려 조직을 잘 모르는 사람이 하는 게 더 낫다. 검찰 조직을 잘 알고, 친분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은 결단코 검찰 개혁을 할 수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요구가 검찰 조직의 힘을 빼는 것이라면 그에 따르는 것이 더 맞다"고 덧붙였다.
반면 학계에서만 활동해온 조 교수가 민정수석으로서 검찰 관련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있겠냐는 우려 섞인 반응도 나왔다.
서울에 근무하는 한 변호사는 "조 교수는 학계에서만 오랜 기간 활동했는데, 검찰 조직 생리를 하나부터 열까지 하나도 알지 못할 것"이라며 "독특하고 일사분란한 조직에 대해서 전해 듣기만 한 내용으로 사정기관을 어떻게 통솔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장급 한 검사는 "학계에서만 수십년을 자유롭게 활동해 온 조 교수가 검찰에서 올라가는 엄청난 양의 보고를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검찰 출신이라서 할 수 있는 격무가 있는데 공조직에서 잘 버텨야 할 것 같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