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문재인 대통령의 평생 친구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꼽힌다. 그러나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또 다른 ‘절친’이 한 명 있다. 바로 중학교시절부터 동네친구였던 허원배 목사다. 문대통령이 공식 프로필에서 가장 친한 친구라고 밝힌 허원배 목사(부천 성은교회)로부터 ‘절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편집자>
허원배 목사는 우선 본인이 흔히 알려진 것처럼 학교 동창이 아니라 동네 친구사이임을 강조했다. 거제로 피난 내려온 문대통령 가족이 부산 영도로 이사오면서 영도 산동네에 살 때 친구가 됐다는 것이다.
도서관에서 공부하기와 탁구를 좋아하던 소년
“문 후보하고 저는 한 고향 친구에요. 어릴 때부터 쭉 부산 영도라고 하는 지역에서 같이 살았죠. 그 친구는 멀리 산동네 쪽이고 저는 바닷가쪽에 살았으니까 거리상 멀었지만 저희를 만나게 해준 것이 부산 영도 도서관이었습니다. 거기서 같이 공부를 하고 또 운동도 하고. 그래서 같이 성장을 했습니다.”
허 목사는 당시 문재인 소년에 대해 참 특이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저희들은 늘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학교는 달라도 기말고사를 대개 같은 날 봅니다. 기말고사 끝나면 파티 아닌 파티를 하는데 식당에 가서 같이 밥 먹고 하죠. 대부분 아이들은 밥 먹고 집으로 간다든지 논다든지 그러는데 꼭 이 친구는 나중에 보면 자기 자리에 가서 또 공부하고 있어요. 도서관 가서. 그리고 저희들은 한 시간 지나면 화장실가고 자꾸 움직이는데 그 친구는 서너 시간을 꼼짝 않고 집중을 하면서 그렇게 공부하는 스타일이었죠. 친구들 중에서도 굉장히 특별했어요. 기억력이 뛰어나서 한번 기억한 것을 잊지도 않고. 늘 1등을 했던 친군데 공부 잘하기도 하지만 같은 친구면서도 서로 무시할 수 없는 왜냐면 아주 어릴 때부터 성품적으로 균형이 잡혀가지고 어떻게 보면 아이 아닌 어른같은 친구였습니다.”
또 어릴 때부터 약자를 배려하고 탁구를 좋아했다고 회고한다.
“청소년기에 경제적으로 어려우면 뭐라고 할까, 조금 불안하거든요. 행동이. 그런데 전혀 그런 것 없이 얼마나 균형잡혀 있는지. 나는 그 친구가 그렇게 어려울 것이라고 상상을 못했죠. 참 의연하게 행동하고... 특별히 친구간에도 조금 약자로 분류되는 친구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사람에 대해서도 굉장히 차별 없이 대했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 둘이는 탁구를 굉장히 좋아했어요. 당시 우리 세대가 고등학교 입시가 있어서 학교와 도서관을 뺑뺑이 돌았지 사적으로 깊이 어울릴 수 있는 그런 시간이 저희들에게는 없었던 것 같아요. 저희들은 불행하게도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다 시험보고 간 세대기 때문이죠. 그런 가운데서도 공부하면서 같이 탁구 치고 하면서 다른 친구보다 조금 더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아요.”
인권변호사 활동하며 농촌목회에 법률적 도움
문대통령은 서울로, 허 목사는 대전으로 대학을 가면서 공간은 멀어졌으나 이후에도 두 사람의 우정은 꾸준히 이어졌다고 한다. 농촌목회를 하면서 발생하는 농민과 지역주민들의 법률적 애로사항과 인권문제에 대해 꾸준히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친구들 가운데 특별한 인연을 계속 맺게 된 것은 본인이 인권변호사로서 역할을 감당하고 저도 나름대로 70년대부터 삼선개헌 유신반대로부터 시작되는 민주화 운동, 대전 충남을 중심으로 민주화운동 농민운동 인권운동을 하면서 친구로서 문 후보는 부산쪽이고 저는 대전 충남쪽을 중심으로 있으면서 서로 그런 교감이 지속적으로 계속되어 왔기 때문에 친구 중에 한 사람이 아니라 정말 마음 깊이 새겨둘 수 있는 사이가 된 것 같습니다. 특히 저로서는 목회하면서 특별히 도움이 많이 필요했어요. 변호사의 의견이나 이런 것들을 자문을 계속 받으면서 그렇게 한평생 살아온 거죠.”
그러나 허 목사는 친구의 정계진출을 반대했다고 한다. 문대통령의 성품이 정치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란다.
정계진출 반대하다가 작정기도후 찬성
“저는 그 분이 정치하는 것을 반대했죠. 정치 입문 이야기가 나올 때 제가 반대를 하기 위해서 몇 번 부산을 찾아갔어요.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정치를 할 수 없다. 그건 뭐냐 하면 첫째 융통성이 없습니다. 잘 아시겠지만은 고향에서 많은 친구들이 있었는데 그 친구는 돈 버는 변호사로서의 활동을 안 해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친구들에게 욕을 많이 들었습니다. 왜냐면은 민사소송같은 끼어들면 승소하게 되면 많은 보수를 받을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전혀 그런 것은 하려고 하지 않고 그래서 친구들이 조금 오해했던 부분도 있죠. 저 친구 변호사면서 어떻게 저러나. 그런 거였죠.”
정치인이라면 적당히 타협도 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아 정치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스킨십을 못해요. 그래서 누구 이렇게 만나면 아주 친한 사람인데도 적극적으로 표현을 못하는 거예요, 그것은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조심스러운 성격 때문인지 그 스킨십을 잘 못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오해할 때가 많아요. 변호사되니 건방져졌다. 그런데 그것은 그게 아니고 그런 적극적인 표현을 성격상 못해요. 그래서 제가 ‘야 너는 그거 못하는데 어떻게 정치하려고 하냐, 그게 정치인의 가장 큰 무기 아니냐, 생명인데...’ 그렇게 반대를 했었어요.”
그러다가 허 목사는 “아 내가 정말 내 판단으로 그럴 것이 아니라 그 문제를 놓고 기도해봐야겠다” 생각해서 작정 기도를 시작했다고 한다.
“친구가 정치를 하겠다고 해서 작정기도 하는데 기도 끝날 때 쯤 하나님께서 열왕기상 3장 말씀을 보여주시는 거예요. 그래서 3장 말씀을 보니까 이 3장 말씀이 뭐냐 하면 이제 솔로몬이 천일제단을 쌓고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그 내용이거든요. 거기에 보면 자기 아버지가 하나님으로부터 선택을 받은 그래서 이런 왕가를 이루도록 하신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거기에 대해서 다윗이 성실과 공의와 정직한 마음으로 주와 함께 주와 행함으로 주께서 큰 은혜를 베푸셨고 그렇게 말씀하고 계세요. 저는 이 말씀이 무슨 의미인가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하다가 이것을 읽고 친구를 대비해봤죠. 문재인이 성실과 공의와 정직한 마음으로 주와 함께 주 앞에서 행함으로 주께서 그에게 큰 은혜를 베푸셨고 이렇게 대비해보니깐 이게 딱 맞는 말씀인 것 같아요.
초심 잃지말고 균형잡힌 인재등용 당부
그래서 제가 다시 부산에 내려가서 친구를 만나서 ‘내가 이런 기도 중에 이런 응답을 받았다’ 그랬더니 본인도 그 주간에 정치권에 나오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주저하다가 이제 나가야겠다는 결심을 했던거예요. 그래서 저는 “이게 하나님의 뜻이다 너에게도 그런 마음을 주시고 나에게도 이런 것을 보여주신 것을 보니깐 하나님께서 우리가 과거에 생각했던 정치들이 아니라 정말 새 시대에 맞는 지도자, 그것은 여기 말씀과 같이 성실과 공의와 정직한 자. 열왕기상 3장 6절. 그런 지도자로서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당신을 쓰려고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허 목사는 2012년 선거에서 대통령이 꼭 될 줄 알았다고 말한다. 전통적 정치인에 대한 이해만 가지고 있었는데 하나님께서는 한국의 새로운 지도자는 정말 성실하고 공의와 정직한 마음을 가진 자를 쓰시려고 하신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란다. 비록 2012년 대선이 패배로 끝났지만 허 목사는 문대통령에게 하나님께서 꼭 기회 줄 것이라고 믿어 이번 선거기간에 “하나님께서 문후보를 통해 실현하시려는 바가 있다”고 본인에게 확신을 심어주었다고 한다.
문대통령의 신앙에 대해 허 목사는 “제가 볼 때 아주 신앙적으로 균형이 잡힌 사람입니다. 주일 미사도 성실하게 하고 성경공부도 열심히 하고 개인적 기도 생활도 성실하게 하고...”라며 자신의 신앙이 소중하듯이 다른 사람의 신앙도 소중하다는 타종교인에 대한 포용력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원배 목사는 1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친구인 문재인 대통령이 되었다고 변해서는 안되며 초심을 잃지 말고 평소 행보처럼 변함없이 대통령직을 수행줄 것을 당부했다. 또 인재등용에 있어 가치관과 성품 모두 균형잡힌 인사를 국정협력자로 가까이 둘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