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은 어떻게 대선 방송에서 빛날 수 있었나

배우 윤여정과 가수 양희은.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자료사진)
원로 배우부터 가수까지, 다양한 연예인들이 대선 방송에 참여하면서 신선함을 더했다.

19대 대통령 선거일이었던 지난 9일, 배우 윤여정은 JTBC '뉴스룸' 1부에 출연해 손석희 앵커와 함께 대선 방송을 이끌었다.

이날 윤여정은 배우가 아닌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 등장해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각계 각층의 뛰어난 전문가는 없었지만, 한 명의 유권자와 소통하는 것도 충분히 의미있는 자리였다.

특히 세월호 참사 관련해서는 함께 가슴 아파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윤여정은 "아들하고 YTN 뉴스를 보고 있었는데 그 때 처음 세월호 소식을 들었다. 아들이 저기 탄 사람이 누구냐고 해서 수학여행 갔던 학생들이라고 했더니 살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배가 더 기울기 시작하고 믿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고 참사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내 새끼가 거기 타서 없어졌다면 저분들 심정을 누가 대신할 수 없을 것이다. 내 아이가 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세월호 유가족들과 같은 심경일 거다. 어떤 사람들은 그만하라고 하는데 내 아이라면 그렇게 못한다"고 세월호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촛불 집회에 참여한 청년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에피소드도 밝혔다.

윤여정은 "동네인 효자동에서 선동하려고 차 위에 올라 간, 나이든 분들을 말리는 젊은 친구들을 봤다"면서 "매니저한테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그분이 선동하려고 했는데 젊은이들이 자제하자고 말렸다’고 하더라.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가수 양희은과 장미여관은 SBS '대선 특집 콘서트 꽃길' 무대에 올라 광화문의 밤을 뜨겁게 달궜다. 해당 공연은 모든 국민이 '꽃길'을 걷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됐다.

양희은과 장미여관은 비 내리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때로는 애절하게, 또 때로는 유쾌하게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양희은은 앞선 촛불집회에서도 자신의 대표곡을 부르며 집회 참가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진 바 있다.

양희은은 공연을 마친 후 자신의 SNS에 "탁한 공기탓에 알러지성 천식이 발작적으로 시작되고 이비인후과 컨디션이 좋아지지 않아 오늘 무대 한 걱정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제 걱정으로 잠 못 이루다가 겨우 3시간이나 잤을까. 그래도 오늘 저녁 광화문공연 잘 마치고 집에 왔다. 홀가분하다!"고 공연 소감을 남겼다.

MC 송해는 KBS 대선 방송에 깜짝 출연해 다소 딱딱할 수 있었던 방송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어냈다. MBC는 아예 개그맨 서경석이 앵커들과 공동 진행을 맡아 방송 내내 즐거운 입담을 펼쳐냈다.

어느 해보다 다양한 스타들이 대선 방송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19대 대통령 선거가 국정농단과 대통령 탄핵 이후에 치러진 선거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종합엔터테인먼트사 관계자는 "아마 예전 같았으면 대선 방송 섭외가 그리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연예계에는 이전까지 정치·사회와는 관련되지 말아야 한다는 인식이팽배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많은 가수들이 촛불 집회 무대에 올랐고, 실제 연예계도 블랙리스트 피해와 무관하지 않았다"면서 "사건 당사자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정치와 사회 문제를 자유롭게 말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들도 연예인이기 전에 국민의 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퍼져 나갔고, 그 여파가 저렇게 적극적인 대선 방송 참여까지 이어진 듯 싶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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