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은 현지시간으로 9일 숀 스파이서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과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차관의 권고를 받아들여 코미 국장을 경질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국장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당신이 FBI를 효과적으로 이끌 수 없다는 법무부의 권고를 받아들인 결정”이라며 “서한을 받는 즉시 직위가 해제된다”고 통보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FBI가 주요한 법집행 기관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재건할 수 있도록 새로운 리더십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미 국장은 자신의 해임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코미 국장은 이날 자신의 해임소식이 뉴스로 전해지던 당시 LA에서 FBI 직원들을 상대로 내부 강연 중이었고, 뒤늦게 해임 통고 편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힐러리 후보에 대한 FBI의 재수사 방침으로 대선에서 상당한 이득을 봤지만, 이후 FBI가 트럼프 캠프 인사들의 러시아 연루 의혹을 수사하기 시작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앞서 지난 3월 코미 국장은 미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캠프의 러시아 커넥션을 수사 중이라고 공개하면서 “얼마나 오래 걸리든 제대로 수사 하겠다”며 수사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코미 국장의 전격 해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성 인사조치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 언론들은 이번 사건이 과거 닉슨 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수사를 맡은 특별검사를 해임한 사건에 비견된다고 보도하고 있다.
게다가 세션스 미 법무장관은 앞서 의회 청문회에서 러시아와 소통한 적이 없다고 위증을 한 사실이 드러나 위기에 몰리자 지난 3월 2일 ‘미 대선과 관련이 있는 어떤 수사에도 관여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세션스 장관이 러시아 커넥션 수사를 지휘 중인 코미 국장을 경질할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권고한 것은 넓게 보면 미 대선 관련 수사에 관여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어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