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여론조사에서 2~3%대의 지지율로 시작한 심 후보는 TV 토론 등에서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선전이 기대됐다.
하지만 선거 막판 보수 결집을 우려한 문 후보의 지지자들이 압도적인 지지율을 호소하며 '사표론'을 내세우는 등 벽에 부딪혀 심 후보는 결국 두자릿 수 득표율에 실패했다.
9일 선거일 직전 SNS 등 에서는 심 후보에게 투표하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는 일명 '심찍홍', '심상정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는 글이 화제를 모았다.
팟캐스트 '권갑장의 정치신세계'를 진행하는 김선진 씨는 페이스북에 "어차피 정권교체 될 거고 문재인이 대통령 될 거니까 나는 고고하게 심상정 찍겠다는 한가한 XX들에게 한 마디"라며 "정권에 무임승차하지 마라"며 심상정 지지자를 저격했다. 댓글에는 "압도적으로 밀어줘도 모자랄 판에 무슨 양다리냐"는 의견이 이어졌다.
심상정을 지지하는 소신투표자에게 '당신은 아무 말 마십시오'라고 말하는 글도 인기를 끌었다. 이 글의 작성자는 "소신투표 하면서 정권교체는 바라지 말라"며 "정권교체에 실패해서 박근혜가 사면되어도 당신은 아무 말 마십시오"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비주류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정치홍대병'으로 비꼬아 부르는 말도 유행했다. '정치홍대병'은 인디음악 등 비주류 문화를 찾는 사람들을 비꼬는 표현인 '홍대병'에 정치를 접목한 신조어다.
'정치홍대병'은 당선 확률은 낮을 지라도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표를 주겠다는 소신투표자를 폄하하기 위해 사용됐다. 소신이 아니라 단지 그 후보가 '마이너'이기 때문에 지지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분위기가 심 후보의 TV토론 선전에 찬물을 끼얹으며 유권자들의 표심에 작용했을 거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출구조사 발표 이후 무거운 분위기가 보도되자 댓글에는 네티즌들의 '고백'이 이어졌다.
네티즌 melo****이 "심상정으로 갈 표가 혹여나 레드준표가 당선되는꼴이 나올까봐 문재인으로 간표가 많다고본다. 심상정 화이팅"이라 쓴 댓글은 2500여 개의 추천을 받았다.
여기에 네티즌 jigu****는 "제가 그 쫄보 중에 한명입니다 죄송합니다"라며 정의당에 미안한 마음을 내보였다. pmy0****는 "제 남편도요 ㅠ 혹여 그럴까봐…"고 하는 등 10여명의 네티즌들이 이에 동의하는 답글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