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자, 미국 백악관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9일 오후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미국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를 보낸다”며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정권 이양을 경축하는 한국인들과 함께 한다”고 밝혔다.
또 “미국은 문재인 당선인과 한미 동맹을 계속 강화하고, 양국 간 지속된 우의와 친선을 더욱 깊이 다지기 위해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해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미국 상하원의 지한파 의원들도 잇따라 축하성명을 냈다.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과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문 당선인에게 축하를 전하면서 일제히 미국과의 동맹을 굳건히 지켜줄 것을 기대했다.
하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벤 카딘 의원은 "이번 대선을 통해 한국이 힘찬 민주주의 국가라는 것을 다시한번 세계에 보여줬다"며, 탄핵에서 새 대통령 당선까지 이어지는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문재인 당선인이 선거기간 표방한 사드 배치 재검토는 물론 개성공단 재개을 포함한 북한과의 경제협력 구상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함께 북한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문 당선인의 섣부른 대북 유화책은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조너선 폴락 선임연구원은 이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미국 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 압박과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데, 이런 흐름을 거스르려 한다면 앞으로 불행해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 언론들도 앞선 정부가 이어온 대북 강경책의 급격한 변화 가능성을 전망하면서 특히 사드 배치 재검토 등이 실행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AFP통신은 문 당선인의 승리로 북한과 미국에 대한 한국의 접근법에서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Sea change)를 전망했고, AP통신도 대북정책에서 '급격한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한미 관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보도했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파들과의 긴장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폴락 연구원은 "문 당선인은 취임하면 가장 먼저 미국과 진지한 관계를 추구해야 한다"며, 일단은 문재인 당선인과 트럼프 대통령은 가급적 빨리 정상회담을 갖고 신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