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혁명으로 시작된 조기대선"이라는 문 당선인의 규정처럼 이번 대선은 국민들의 손으로 한 땀 한 땀 만든 대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라는 전대미문의 헌정유린 사퇴 이후에도 반성할 줄 모르는 집권세력에 국민들은 정치권보다 한 발 앞서 '대통령 하야'와 '대통령 탄핵', '대통령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국회에서 탄핵안 가결을 저울질할때 232만명의 국민들이 촛불을 들어 탄핵안을 234표라는 압도적인 가결을 이끌었고, 이후에도 92일 동안 촛불을 들어 헌법재판관 8인 전원에게 '탄핵안 인용'을 끌어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거치면서 국정농단 세력에 대한 심판과 헌정유린 사태를 만든 적폐청산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커졌지만 대선후보 5명 중 촛불혁명정신 계승을 선명하게 내건 후보는 문 당선인과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유일했다.
문 당선인은 탄핵정국부터 '적폐청산을 통한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부르짖었고, 당내 경선과 본 경선을 거치면서 "적폐청산을 기반한 국민통합"이라는 이른바 '정의로운 통합론'을 강조했다.
당내 경선에서 문 당선인을 턱밑까지 추격했다가 고배를 마셨던 안희정 충남도지사나 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 한때 문 당선인과 양강구도를 형성했던 안철수 후보 모두 후보 개인이나 소속 정당이 국정농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자유한국당 등과 연대의사를 표명한 뒤 지지율 급락을 겪은 바 있다.
문 당선인은 선거운동 내내 "이번 대선은 1700만 촛불이 만들어낸 '촛불대선'"이라며 "확실한 정권교체, 압도적인 정권교체로 촛불혁명을 완성하겠다"고 부르짖어 왔는데 이런 문 당선인의 비전과 철학이 촛불혁명에 힘을 보탰던 유권자들을 움직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당선인이 정책행보를 이어가며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를 강화한 것도 승리의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이유로 대권에 도전한 모든 후보들이 한 목소리로 자신을 '당선 직후 대통령 직무수행이 가능한 후보'로 포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일찌감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을 꾸린 뒤 매주 일자리 정책과 권력기관 개편, 재벌 개혁 등 굵직한 정책발표를 이어가며 '준비된 대통령'을 몸으로 증명한 문 당선인과는 출발선부터 메울 수 없는 간극이 존재했다.
여기에 '내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라는 이름으로 32차례 걸친 민생 공약 발표를 이어간 것도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바라는 국민들에게 주효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