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홍대 거리 유세현장에서 마이크를 잡은 유 후보는 "저보고 끝까지 완주해 달라고 하신 분들이 많다"며 "이제 끝까지 가는 것 맞나. 내일 찍어주시면 된다"고 외쳤다.
까치발을 들고 유 후보를 지켜보던 수많은 시민들은 일제히 "유승민"을 연호했다. 유 후보는 "17년 동안 정치를 하면서 깨끗하고 당당하게 해왔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을 다하고 정치했다"며 "소신과 양심을 지키면서 정치했듯 여러분은 내일 소신투표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비슷한 시각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도 인근에서 유세를 진행했다. 한때 홍 후보의 지지자들이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유 후보 측과 대치했다. 양측이 각자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맞서면서 갈등 분위기가 고조되기도 했으나, 경찰 경비 인력이 투입돼 제지했다.
유 후보는 앞서 서울 고려대와 노량진, 광화문과 명동에서도 집중 유세를 펼쳤다. 수천 명의 군중과 마주한 유 후보는 하늘색 셔츠 차림에 소매를 걷어붙인 채 갈라진 목소리에 연신 힘을 실었다.
유 후보는 "저는 최순실 같은 사람이 필요없다"며 "여러분 고민과 통증을 제 가슴으로 느끼고, 제 머리로 판단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며 호응을 유도했다. 또 "저보다 안보, 경제, 공동체의 위기를 더 잘 극복할 수 있는 후보가 있으면 저는 양보한다"며 "그러나 제가 감히 자부하건대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문제는 저 유승민이 가장 잘 해결할 자신이 있다"고 했다.
유 후보는 이번 대선이 보수진영의 미래를 가르는 선거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기호 2번 후보(홍준표 후보)가 보수의 대표가 될 수 있는지, 4번 저 유승민이 대표가 될 수 있는지 여러분들이 내일 심판해 달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서는 "어떤 후보는 정권을 교체하자고 한다. 그 후보를 찍으면, 정권은 교체하지만 세상을 바꾸지는 못한다"며 "세상을 제대로 바꾸고 싶으면 저 유승민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유 후보는 고려대에서 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즉석에서 나오는 질문에 답하는 '시민 회견'도 진행했다. 한 학생은 유 후보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많이 했는데, 그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을 던졌다.
이에 유 후보는 "저도 솔직히 되게 쫄았다"며 웃음을 유도한 뒤 "대통령 생각 하나, 발언 하나, 정책 하나가 여러분, 국민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느냐"며 "그래서 박 전 대통령에게 '레이저'를 많이 맞아가면서 대부분 정책에 관련해서 얘기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서 정말 옳은 소리하는 사람들이 끝까지 좌절을 겪고, 아파하는 걸 너무 많이 봐왔기에 그런 걸 좀 바로잡고, 그런 걸 없애는 게 제가 정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며 "앞으로 그런 자신을 갖고 가겠다"고 약속했다.
대선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는 동료 의원들의 집단탈당을 꼽았다. 유 후보는 "바른정당을 만든 분들이 거꾸로 탈당하고 한국당으로 갔을 때 굉장히 압력이 강했지만, 제가 추구한 정치의 가치를 생각하고 버텼다. 지금 생각하면 잘 버텼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가장 보람있었던 순간이 언제였느냐는 질문에는 "탄핵 이후 제가 대통령이 되서 하고 싶은 그런 정치에 대해 국민들께서 많이 알아주시지 않는 것 같아서 고민을 많이 했다"며 "(이제는) 많은 국민들께서 저 사람이 왜 정치하고, 출마했는지 많이 알아주시는 것 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