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의 인연은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프랑스 아미엥의 한 고교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친 트로뉴는 교내 연극 동아리를 지도했고, 이 과정에서 15세 소년 마크롱과 사랑에 빠졌다. 그때 트로뉴는 세 자녀를 둔 기혼자였다.
마크롱의 아버지는 둘의 만남을 반대하며 아들을 파리로 보냈지만, 마크롱은 포기하지 않았다. 17세 때 "무스 일이 있어도 트로뉴와 결혼하겠다"고 공언했다. 2006년 트로뉴는 결국 은행원 남편과 이혼하고 1년 뒤 마크롱과 재혼했다.
트로뉴는 줄곧 선생님으로 일했지만 경제장관이 된 남편을 내조하기 위해 2015년 교단을 떠났다.
마크롱에게 트로뉴는 멘토 같은 존재다. 마크롱은 지난달 대선 1차 투표 결과가 나온 직후 자축연에서 "아내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France3 TV에서 방송된 다큐멘터리는 트로뉴를 마크롱의 코치로 묘사한다. 트로뉴가 연설 전 마지막 점검을 하는 남편에게 적극적으로 조언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둘 사이에 자녀는 없다. 하지만 마크롱은 트로뉴의 세 자녀와 손주 7명을 자기 가족처럼 여긴다. 마크롱은 아내에게 프러포즈 하기 전 자녀들에게 먼저 허락을 구했고, 자녀들은 마크롱이 1년 여 전 창당한 신생정당 명칭 앙 마르슈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선거 캠페인에 참여했다.
주변에서는 아내가 24세 연상인 둘을 여전히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부부의 친구 필립 브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 보다 24세 많다. 이들의 나이 차이에 대해 떠들어대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아내가 연상일 때는 정반대"라고 말했다.
이러한 시선을 알고 있는 듯 마크롱은 최근 "우리가 전통적인 가족 형태가 아닌 건 맞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사랑이 전통적인 가족보다 많으면 많았지 부족하지 않다"고 했다.
프랑스에서 퍼스트레이디가 공식적인 직함을 갖고 활동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트로뉴는 퍼스트레이디 역할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마크롱은 지난달 유세 도중 지지자들에게 "당선되면 트로뉴도 역할과 자리를 갖고 함께 할 것"이라며 아내에게 공식 직함을 부여할 계획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