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3연패 '흔들'… 투타 부진에 '속앓이'

한국 시리즈 3연패를 노리는 두산 베어스가 불한한 초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모습. (사진=두산 제공)
지난해 프로야구 통합우승을 달성한 두산 베어스가 불안한 초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리그 최강으로 손꼽히던 선발진은 강력함을 잃었고 믿었던 타격도 다소 흔들리는 모양새다.

두산은 최근 2년간 한국 시리즈를 제패한 강팀이다. 2015시즌에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히어로즈와 명승부를 펼친 끝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를 연거푸 제압하고 한국 시리즈 왕좌를 차지했다.

'우승 DNA'를 장착한 곰 군단은 지난해 리그에서부터 독주 체제를 구축하고 한국 시리즈에서 NC에 4-0 완승을 거두며 2연패에 성공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사정이 다르다. 9일 현재 14승 1무 17패로 리그 7위에 머물러 있다.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에 3연패를 당하며 팀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어느덧 단독 선두 KIA 타이거즈와는 8.5게임 차로 벌어졌다.

아직 리그 초반이라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분명 이 성적은 두산에 어울리지 않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히던 두산이 어쩌다 이런 상황으로 몰리게 됐을까?

◇ 완전체 갖추지 못한 '판타스틱4' 강력함도 상실

'판타스틱4'의 일원인 마이클 보우덴이 어깨 통증으로 시합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사진=두산 제공)
지난해 두산의 통합 우승의 원동력은 단연 강력한 선발진이었다. 더스틴 니퍼트-장원준-마이클 보우덴-유희관으로 이어지는 1~4선발은 무려 70승을 합작했다. 니퍼트는 22승으로 다승왕에 올랐고 보우덴(18승), 장원준(15승), 유희관(15) 등도 모두 15승 이상을 기록했다. 이들은 '판타스틱4'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키며 리그 최고의 선발진으로 손꼽혔다.

그러나 올 시즌은 '판타스틱'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일단 보우덴의 이탈이 가장 뼈아프다. 당초 보우덴은 한화 이글스와 개막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로 나설 계획이었다. 그러나 경기를 앞두고 어깨에 불편함을 느껴 등판을 취소했다. 그리고 지난달 2일 결국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보우덴은 21일 SK 와이번스전에 복귀했지만 두 차례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7.11에 그쳤다. 그리고 지난 1일 또다시 어깨 통증을 호소해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나머지 선수들의 성적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분명 아쉬움이 남는다. 니퍼트는 3승 2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그나마 준수하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기간 6승 1패를 기록하며 두산의 마운드를 이끌었던 모습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유희관은 2승 1패 평균자책점 4.34. 장원준은 2승 3패 평균자책점 4.15로 폼이 떨어진 모양새다.

◇ '화수분 야구'의 대표주자 오재일-박건우의 부진

지난해 두산 베어스의 '화수분 야구'의 진수를 보여준 (왼쪽부터) 김재환, 오재일, 박건우. 그러나 올 시즌에는 김재환만이 제 몫을 하고 있다. (사진=두산 제공)
지난해 두산 타선은 주전으로 발돋움한 선수들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김재환, 오재일, 박건우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2008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운 김재환은 타율 0.325 160안타 37홈런 124타점 102득점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반쪽짜리 타자'라는 꼬리표가 붙었던 오재일도 타율 0.316 120안타 27홈런 92타점으로 2016시즌을 마쳤다. 리그 초반에는 4할이 넘는 고타율을 뽐내기도 했다.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박건우도 타율 0.335 162안타 20홈런 83타점으로 존재감을 뽐냈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야구 대표팀에 승선하는 기쁨도 누렸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김재환만 제 몫을 해내고 있다. 김재환은 팀이 치른 32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13 41안타 6홈런 19타점으로 지난해의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오재일과 박건우는 좀처럼 부진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리그 초반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졌던 박건우는 머리를 삭발하며 의지를 다졌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일부터 4일까지 치른 삼성과 3연전에서 3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때려내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이후 LG와 3연전에서는 10타수 1안타에 그쳤다. 현재 그의 성적은 타율 0.239 17안타 1홈런 5타점에 불과하다.

오재일도 심각하다. 오재일은 타율 0.195 15안타 1홈런 11타점을 기록 중이다. 중심타자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타격 부진으로 인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황이다.

답답한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두산. 과연 언제쯤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지 지켜볼 일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