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종교간 대화 통해 이웃종교와 평화의 가치 추구해야"

[앵커]

■ 방송 : CBS 교계뉴스 파워인터뷰(CBS TV, 5월 3일(수) 밤 9시50분)
■ 진행 : 권혁률 선임기자
■ 대담 : 이정배 목사(감리교신학대학교 전 교수)

서로의 종교를 인정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은 참 중요한 가치입니다. 오늘 파워인터뷰 시간에는 이정배 전 감신대 교수와 함께 이웃 종교에 대한 기독교인의 태도 등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권혁률 기잡니다.


[리포트]

◇ 권혁률> 목사님, 반갑습니다.

◆ 이정배> 네. 반갑습니다.

◇ 권혁률> 감신대 교수 그만두시고 '거리의 신학자'이런 별명을 얻으셨는데요. 어떻게 지내고 계십니까.

◆ 이정배> '거리의 신학자'라는 말이 저에게 썩 그렇게 어울리는 말이 아니고 감당하기도 어려운 말입니다. 어쨌든 학교를 떠나서 나름대로 분주하게 지내고 있고요. 최근에는 아주 말년에 보프 신부가 썼던 성령론 번역해서 출판을 했고요. 또 최근에는 세월호 3주기를 맞아서 세월호 관계된 책들을 모아서 전시회를 했던 그런 일로 분주했었습니다.

◇ 권혁률> 신학자신데 왜 사회 문제, 현실에 관심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 이정배> 신학자라고 하는 것은 목회자하고 달리 이제 사실은 교회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또 교회가 있는 이 사회에 대한 연결을 함께 생각하는 작업을 하는 존재가 신학자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무엇보다 세월호 이후의 우리 사회 현실에 대해서 신학이 많이 침묵했고 잘못한 부분이 많기에 그것에 대한 책임적인 발언을 조금 해야겠다는 그런 내적인 솟구침이 있었습니다.

이정배 전 감신대 교수는 "다른 종교와의 대화는 종교홉합주의가 아니"라고 강조하며 평화라는 가치 안에서 이웃 종교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 권혁률> 목사님께서는 한국종교인평화회의죠, 그 단체에서 종교간 대화 활동에 많이 참여하셨는데 우리 사회에서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이정배> 기독교만 알면 기독교를 다 아는 것 같지만 사실 나라고 하는 존재를 너를 통해서만 나를 더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처럼 서로 이해하는 과정이 이제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본인 자신을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 권혁률> 그런데 교인들 중에는 다른 종교와 대화, 그러면 종교혼합주의아니냐, 이렇게 비판하는 의견도 있는데요.

◆ 이정배> 종교혼합주의라는 말은 자기 기독교, 자기 종교에 대한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남의 종교와 자기 종교를 섞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종교간의 대화라고 하는 것은 자기 정체성을 더 분명하게 하기 위한 절차적인 과정이지, 내 종교와 네 종교를 섞어서 나도 아니고 너도 아닌 새로운 사람으로 그렇게 만드는 것은 절대 아니기 때문에 대화와 혼합주의라고 하는 것은 그렇게 많이 일반인들이 염려하듯이 같은 것은 전혀 아닙니다.

◇ 권혁률> 우리 주변을 보면 기독교인 가운데도 친척 중에 다른 종교인이 있던가, 아니면 직장에서 다른 종교를 가진 분들하고 같이 직장생활을 해야하는 그런 경우들도 많은데요. 이런 현실에서 지금 보면 석탄일 연등도 걸려있고 그런데 다른 종교를 우리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 이정배> 지금은 기독교만이 있는 시대가 아니라 기독교 이웃시대라고 해서 모든 종교들이 공존하는 시대인데, 그래서 지금은 특정 종교의 진리보다도 이 평화라고 하는 가치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모두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자기 종교 안에서 더 잘 배우고 가르침을 받고 그것을 연습하는 성숙한 종교인들도 저희들이 변해야 되겠지요.

이정배 전 감신대 교수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가 "성서의 본뜻과는 거리가 너무 멀어져 있다"며 한국교회의 자기반성을 촉구했다.
◇ 권혁률> 요즘 들어서는 한국에서도 종교간 갈등이 점점 더 심각해지는 것 아니냐, 이런 걱정이 있는데요.

◆ 이정배> 그러니까 이제 여러 측면에서 종교들이 사실 근본주의화되고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독교는 기독교대로 이슬람은 이슬람대로, 또 심지어 불교는 불교대로, 그렇게 근본주의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그 배경에는 절대적인 가난과 빈곤과 수탈과 이런 세계적인 문제, 이 세계화의 정직하지 못한 폐해가 있기 때문에 사실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모든 종교들이 함께 그 종교들을 위협하고 종교들의 고유하고 본래적인 가치를 위협하는 이런 사회의 부정직한 불의한 문제에 대해서 함께 고쳐나가고 함께 그것들을 개선해나가는 그런 면에서 같이 친구가 되고 벗이 되고 이웃이 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입니다.

◇ 권혁률> 올해가 종교개혁 500주년인데요. 어떤 분들은 요새 한국교회를 보면 종교개혁 전야같다, 이런 비판적인 지적을 하시기도 하는데요. 한국교회, 우선적으로 어떤 개혁을 해야한다고 보십니까.

◆ 이정배> 종교개혁 500주년이라는 말은 제삿날 기억하듯이 그렇게 기억하는 날이 아니라 종교개혁은 계속 되어야 한다는 그 당위를 우리에게 주는 날인데 이런 점에서 가톨릭 교종이 한국에 왔을 때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교회가 먼저 복음화되지 않으면 세상의 복음화 없다"라는 말입니다. 당연히 교회가 복음을 가지고 있고 복음화되어 있는 공동체라고 여기고 있지만 오늘의 교회가 사실은 성서적인 본뜻과는 너무 거리가 멀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 치욕적인 말이죠. 교회가 먼저 복음화되라. 이 말 앞에 한국교회가 어떻게 자기 자신을 반성할 수 있을는지 그 질문부터 정직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 권혁률>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이정배> 고맙습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