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28)이 올해 첫 실전 무대에서 3관왕에 오르며 6년만에 도전하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전망을 청신호로 바꿨다.
박태환은 8일(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2017 아레나 프로스윔 시리즈 대회 마지막날 남자 자유형 1500m에서 15분06초38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박태환은 첫 50m 구간부터 선두로 치고나가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2,3위를 차지한 선수들의 기록은 15분16초대로 박태환은 10초 이상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박태환의 대회 우승 기록은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10회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이 종목 정상에 오를 때 남긴 15분07초86보다 빨랐다. 만약 끝까지 경합을 벌인 선수가 있었다면 기록은 더 빨라졌을 것이다.
이로써 박태환은 올해 처음 출전한 국제 대회에서 자유형 400m와 200m 그리고 1500m까지 석권하며 3관왕에 등극했다.
또 박태환은 대한수영연맹 국가대표 선발 기준기록 심사를 겸한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3종목은 물론이고 자유형 100m까지 총 4종목의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 A기준 기록을 통과했다.
1500m의 A기준 기록은 15분12초79. 박태환은 무난히 기록을 넘어섰다. 박태환은 앞서 자유형 100m 예선에서 A기준 기록을 통과하자 결선에는 뛰지 않았다.
주종목인 400m를 비롯해 200m와 100m, 1500m에서 세계선수권에 출전할 자격을 사실상 확보했다. 오는 12일부터 국내에서 열리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박태환보다 좋은 기록을 달성하는 선수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오는 7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개최된다. 박태환은 2011년 중국 상하이 대회 이후 6년만의 세계선수권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도핑테스트 적발과 징계로 인한 준비 부족 때문에 지난해 리우올림픽에서 전 종목 예선 탈락이라는 실패를 경험한 박태환은 차분하게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박태환은 지난해 10월 전국체전에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자유형 400m에서 3분43초68만에 터치패드를 찍고 우승했는데 이를 리우올림픽 대회 기록과 비교하면 전체 4위에 해당하는 좋은 기록이었다.
이어 박태환은 아시아수영선수권 대회에서 4관왕에 올랐고 지난해 12월에는 쇼트코스(올림픽 규격의 절반 25m 길이의 수영장 코스) 세계수영선수권에 출전해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 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은 이 대회에서 자유형 400m와 200m, 1500m를 석권했다. 200m와 1500m에서는 대회 신기록 및 아시아 신기록을 새로 썼다.
박태환이 이번 대회에서도 인상깊은 기록을 남겼다. 자유형 400m에서 3분44초38만에 레이스를 마쳐 작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 기록(3분44초68)을 넘어섰다. 올시즌 세계랭킹 4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쑨양(중국)이 시즌 세계랭킹 1위 기록(3분42초16)을 보유하고 있고 리우올림픽에서 정상을 차지한 맥 호튼(호주)이 건재하지만 이제 수영에만 전념할 수 있는 박태환이 계속 페이스를 끌어올린다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회를 마친 박태환은 호주로 돌아가 훈련을 계속한다. 이후 유럽으로 건너가 시차 적응과 더불어 최종 담금질을 한 뒤 세계선수권에 출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