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후보는 대구‧경북(TK) 마지막 일정으로 서문시장 야시장을 선택했다. 주로 높은 연령층의 유동인구가 많은 낮 시간대를 피해 노점이 서고 청년층이 집결하는 시간대를 노린 일정이다.
오후 8시 40분쯤 유 후보와 딸 담(23) 씨가 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순식간에 지지자들이 몰려들었다. 유 후보 부녀가 기념 촬영을 해달라는 인파에 일일이 호응하면서 2~3미터(m) 전진하는데도 10분 이상씩 걸릴 만큼 북적였다.
서문시장에 모인 지지자 10명 중 7~8명은 2030세대 청년들로 보였다. 보수 후보들이 주로 50~60대 이상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것과는 차별화되는 장면이다.
딸과 함께 유세 현장에 나온 주부 김모(43) 씨는 대학생인 딸 김씨(19)의 소개로 유 후보를 알게 됐고, 이내 지지하게 됐다고 했다. 김씨는 “토론회 등 TV 프로그램에서 본 유 후보가 어떤 주제든 명쾌하게 답하는 모습에 끌렸다”며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겐 부드러운 인상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유 후보도 최근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한 막판 상승세를 의식한 듯 보수의 텃밭인 TK 일정 대부분을 젊은 세대의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방문하는 데 투자했다. 유세 메시지도 ‘보수의 세대교체’, ‘소신 투표’ 등의 주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자신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는 다른 ‘깨끗하고 젊은’ 보수라는 점을 부각시킨 발언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선 “(여론조사) 1등 하는 후보는 무조건 바꾸자고 한다. 그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정권은 바뀐다. 그러나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고 차별화를 강조했다. 소신 투표를 독려하는 주장이기도 하다. 이날 동성로 유세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경찰 추산 5000명의 인파가 몰렸다.
유세에 앞선 기자회견에서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바람’이 불고 있다는 주장을 부각시켰다. 그는 “며칠 전부터 ‘유승민 태풍’이 불고 있다”며 기자들을 향해 “최종 득표 결과는 여러분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전투표율이 높았던 현상에 대해서도 “사전투표를 ‘4번 투표’라고 규정한 바 있다”며 유리하게 해석했다.
그는 “저는 최순실 같은 사람 필요 없다. 제 가슴으로 느끼고 제 머리로 판단하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깨끗하고 능력 있는 장관들을 뽑아서 성공한 정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보수 표심에 호소하는 전략도 동시에 폈다. 문 후보가 공무원‧공공기관 일자리 81만개를 공약한 것을 거론하며 “그런 일자리라면 200만개, 300만개라도 만들 수 있다. 세금 털어서 일자리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국가 안보가 누구보다 불안한 후보”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유 후보는 대구와 경북 유세에서 공통적으로 자신을 “TK의 아들”이라고 칭하면서 “TK에서 (지지율 순위를) 뒤집어달라”고 호소했다.
막판 청년 표심에 주력하고 있는 유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에도 대학가를 중심으로 막판 유세전을 펼칠 예정이다. 오전 대전 충남대를 방문한 뒤 서울로 상경해 고려대와 고시생들이 거주하는 노량진 등을 거쳐 명동에서 집중 유세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