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후보는 이날 오전 강릉 화재현장을 방문해 소방관과 이재민을 위로한 뒤 서울로 이동해 송파구 지하철 2호선 잠실역을 찾았다.
국민의당 상징인 녹색에 맞게 녹색선으로 표시된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잠실역에서 강남역을 거쳐 홍대역까지 '지하철 뚜벅이 유세'에 나섰다.
안 후보는 평소처럼 연두색 남방에 검은 책가방을 매고 나타났다. 안 후보의 도착을 알고 있던 시민들은 안 후보의 등장에 환호성을 지르며 "안철수! 안철수!"를 외쳤다.
안 후보는 지하철을 타기 위해 개찰구로 이동하던 중에 젊은 청년이 지지의 뜻을 담아 안 후보에 큰절을 했다. 이에 안 후보도 얼른 맞절로 답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안 후보가 처음 지하철에서 만난 중년 남성이었다. 안 후보는 이 남성에게 "요즘 경기는 어떤 것 같으냐"고 먼저 물으며 대화를 시작했다.
이 남성은 "어려운 것 같다"며 "(안 후보가) 당선되면 확실히 좋아질 것 같다"고 안 후보를 응원했다.
이어 목을 보호하는 건강식품을 건네며 "저도 목이 좀 안 좋아서 들고다니는데, 이것 좀 드시라"고 권했다.
안 후보는 강남역에서 내려 다시 지상으로 올라갔다. 개찰구에서 교통카드를 찍고 나오는 안 후보의 모습에 시민들은 깜짝 놀라면서도 얼른 다가가 '셀카'를 요청했다.
휴일 강남역 인근은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이어서 안 후보는 몰려드는 지지자와 시민들 사이로 천천히 움직이며 시민들을 만났다. 만나는 시민마다 악수를 하거나 주먹을 불끈 쥐며 지지를 부탁하고 인사했다.
40여분간 강남역 인근을 걸으며 유세를 한 안 후보는 강남역으로 돌아와 홍대로 가는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이번엔 연극을 전공하는 대학생 남녀를 만났다. 안 후보는 "연극 연습은 어떻게 하느냐"며 관심을 보인 뒤 "미운털 박혀서 지원 안해주는 '블랙리스트' 같은 건 정말 없어야 한다. '화이트리스트'도 누구만 딱 찍어서 지원해주는 것도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자신의 가방에 달린 인형을 옆에 있던 여고생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5~6명의 시민들과 만나 대화를 나눈 안 후보는 다시 홍대역에서 내렸다. 어느새 풀린 신발끈을 다시 조여매고 밖으로 나갔다. 이번엔 유세차에 올라 연설을 했다.
안 후보는 "저 많이 부족하다. 그러나 제 진심은 알아주실 것이라 믿는다"며 "청년들의 눈물을 보고 정치를 시작했다. 제 초심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10여분 동안 연설을 마친 안 후보는 유세차를 내려와 다시 홍대 골목골목을 누볐다.
길거리 공연하는 사람들과도 악수를 나누고, '뽑기'(과자의 일종) 장수와도 만나 뽑기를 구매하기도 했다.
안 후보의 이동 거리는 짧았지만, 몰려든 인파에 속도는 더뎠다. 안 후보는 등에 사인을 받겠다는 어린이의 옷 위에 싸인을 한 뒤 차를 타고 여의도 한강공원으로 떠났다.
안 후보는 여의도 한강공원에 있는 '도깨비 야시장'과 서울역 등을 차례로 방문한 뒤 동대문구에 있는 동대문평화시장까지 들러 이날 자정까지 뚜벅이 유세를 계속할 예정이다.
한편 안 후보의 유세는 페이스북과 유투브로 실시간 중계됐다. 안 후보 측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SNS 중계영상의 조회수는 176만1,953회다. 최다 동시 접속수는 1만2,967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