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인 6일 오전, 서울시내 거리에 나온 시민들의 옷소매는 짧아졌지만 얼굴은 하나같이 '완전무장'한 상태였다.
얼굴 전체를 뒤덮는 방진 마스크를 착용해 눈동자만 보이는 사람도 많았다. 차량 창문을 닫은 채 운전대를 잡은 사람들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서울 동대문구에 친구를 만나러 간다는 전소미(17) 양은 "가래가 많이 끼고 기침이 나와 오늘은 정말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며 "친구랑 갈 데만 갔다가 바로 집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사와 미세먼지로 외출을 꺼리는 시민들 때문에 상인들은 울상이다.
지하철역 앞 좌판에서 떡을 파는 이수정(50) 씨는 "떡에 먼지가 계속 쌓여 털어내기 바쁘다"면서 "손님들은 옆도 보지 않고 갈 길 가느라 오늘 허탕 칠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마스크를 파는 약국은 호황을 맞았다.
황사와 미세먼지에 시민들의 발길은 실내에 갇힌 상태다.
이보영(27) 씨는 "남자친구와 뚝섬유원지에서 산책하러 나왔는데 돌아다니다보니 숨쉬기가 힘들었다"면서 "아쉽지만 실내에서 데이트를 즐기려고 들어왔다"고 말했다.
7살과 11살 아이 손을 잡고 영화관을 찾은 주부 김지연(42) 씨는 "남자 애들이라 밖에서 한창 활동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속상하다"면서 "그렇다고 마스크를 해줘도 애들이 답답해해 대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증권가에서 일하는 송모(34) 씨는 "황사와 미세먼지 문제는 우리나라 자체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면서 "다음 정권 때는 중국하고 원만하게 협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국 대륙의 1/6을 덮은 초강력 황사가 주말 사이 우리나라를 강타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올해 들어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1시간 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는 서울 203, 부산 186, 대구 160, 광주 196, 충남 285, 세종 204 등(단위 ㎍/㎥)으로 전국이 '매우 나쁨(151㎍/㎥ 이상)' 수준을 보이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0분 기준 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진 곳은 경기 북부·남부·중부권역, 인천 강화·동남부·서부·영종권역, 강원 원주권역, 대전 서부권역, 경북 영주권역, 충남권역, 세종권역 12개 권역이다.
미세먼지 경보 단계는 미세먼지 시간당 평균농도가 300㎍/㎥ 이상으로 2시간 이상 지속될 때 내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