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인 5일 선내 수색이 계속되고 있는 전남 목포 신항에는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온 가족 단위 추모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른 아침부터 여우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으나, '잊지 않겠다'는 추모 메시지는 목포 신항을 둘러싼 철제 펜스를 노란색으로 짙게 물들였다.
광주에서 아버지 손을 잡고 온 이유곤(11) 군은 "유튜브에서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노래를 듣고 많이 슬펐는데, 직접 와서 보니 더 슬프다"며 "아직 돌아오지 못한 형, 누나들이 빨리 가족의 품으로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좌현을 바닥에 대고 드러누운 세월호 선체를 정면으로 볼 수 있는 펜스 근처에는 추모객들이 모여들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미수습자의 조속한 수습을 기원했다.
이곳에 설치된 투명한 아크릴 재질의 모형 배 안에 담긴 9명의 미수습자 사진을 보고 끝내 눈물 훔치는 아이들도 많았다.
울먹이는 초등학교 4학년 딸을 달래던 김 모(47) 씨는 "그 누구보다 가슴 아플 미수습자 가족들의 아픔을 보듬고 싶다"며 "세월호 참사 이후에는 우리 아이들이 살아야 할 대한민국이 안전한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전했다.
다시는 세월호 침몰과 같은 참사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자녀에게 심어주기 위해 목포 신항을 찾았다는 부모도 있었다.
경기 김포에서 가족들과 함께 방문한 함혜경(45) 씨는 "뉴스를 통해서만 세월호 참사를 접하는 게 아니라, 아이가 직접 눈으로 보면 무언가 느낄 것이라고 생각해 목포 신항을 찾았다"며 "드러누운 세월호 선체를 보니 두 아이의 엄마로서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고 눈물 흘렸다.
부산에서 온 조상일(39) 씨 가족은 "아이를 한 시간 잃어버린 경험이 있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고 가슴이 저리다"며 "참사 이후 3년이 넘도록 자녀를 찾지 못한 미수습자 가족의 마음이 어떨는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고 미수습자 가족을 위로했다.
이날 내내 목포 신항은 노란 물결로 가득했다. 추모객들은 지난 3년간 깊고 어두운 바닷속을 헤매다 하늘의 별이 된 단원고 학생들과 일반인 희생자들의 안식을 한마음으로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