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노조, 자유한국당 의원 항의방문에 "나가 달라"

한국당, "집권하면 SBS 없애겠다" 홍준표 발언 해명 요구에 침묵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윤창현 본부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SBS에 항의방문 온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나가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SBS에 항의방문을 온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무안을 당했다.

이번 제19대 대선 홍준표 후보를 배출한 자유한국당은 4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를 항의방문했다. 세월호 인양을 차기 정권과 거래했다는 SBS '8뉴스' 5월 2일자 보도가 큰 파장을 몰고 온 가운데,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이 SBS와 함께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을 두고 보도책임자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본부장 윤창현, 이하 SBS본부)는 홍 후보가 공개석상에서 드러낸 비뚤어진 언론관에 대한 해명부터 할 것을 요구했다.

홍 후보는 3일 부산 집중유세 당시, SBS의 5월 2일 보도를 문제삼으며 "집권하면 SBS '8뉴스'를 없애버리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SBS는 '모래시계' 드라마를 만들어 홍준표가 키워준 방송인데 그런 짓을 할 수 있느냐"고도 했으나, 정작 '모래시계'를 쓴 송지나 작가는 홍 후보가 '모래시계'의 강우석 검사 단독모델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SBS본부 윤창현 본부장은 김성준 보도본부장 등 SBS 보도국 간부들과 만나고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보고 "대단히 죄송한데 한국당 의원분들 나가주시죠"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왔을 때도 이랬느냐"는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에게는 "언론계 선배로서 부끄럽지 않느냐"며 "저희가 아무리 잘못을 했어도 방송국에 와서 이러시는 것 아니다. 어제 홍준표 후보가 부산에서 뭐라고 하셨나. SBS를 집권하면 없애시겠다고요?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씀을 하시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민 의원은 "홍준표 후보에게 말씀하라"며 "이성적인 이야기를 하셔야지"라고 비아냥거렸다.

윤 본부장은 "지난 몇 년 동안 집권기간 동안 언론을 이렇게 엉망으로 만들어놓은 당사자 분들이 저희가 아무리 잘못을 했어도 보도를 없애겠다는 둥 이런 망발을 일삼는 후보를 앞세우면서 방송국에 와서 이렇게 항의를 하시는데, 이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행동입니까? 나가주세요!"라고 요구했다.

상황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자, 김성준 보도본부장은 윤 본부장을 말리며 퇴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후, 간담회를 마치고 나온 민 의원에게 윤 본부장은 홍 후보의 어제 발언에 대해 공식적으로 질문했다.

민 의원은 "저는 거기에 대한 공식적인 답을 드릴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현재 자유한국당 미디어본부장으로, 이날 SBS에 항의방문 온 이유 역시 홍 후보가 가짜뉴스의 진원지라는 루머에 해명하기 위한 자격으로 온 것이었음에도, '공식적인 답을 줄 수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SBS본부 노조원들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집권하면 마음대로 언론사를 없앨 수 있습니까", "언론탄압의 그런 노골적인 발언을 할 수 있습니까"라고 항의했다.

윤 본부장은 "(한나라당-새누리당) 집권하면서 언론자유를 이렇게 후퇴시켜놓고 민주주의 농단해 놓고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그런 식으로 해서 또 집권하면 언론을 없애겠다? 공당의 자격이 없어요. 해산하세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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