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국가적 불행 속에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만큼 유권자들의 정치참여는 사전투표율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9대 대선 사전투표 첫날 전체 선거인수 4247만 9710명 중 497만902명이 참여해 투표율이 11.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4월 치러진 20대 국회의원 총선 때는 사전투표 첫날 투표율이 5.45%였다. 2014년 6월 지방선거 때는 4.75%였다. 사전투표가 대선에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일과 5일 이틀간 치러지는 사전투표는 지역적으로 분류는 되지만 연령대별로는 공표되지 않아 높은 사전투표율이 당장 어느 후보에게 유리할 지는 판단할 수 없다.
다만 사전투표에 쏠린 높은 관심이 자연스레 본투표로 이어지면서 역대 최고 투표율로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은 가능하다.
각 정당 후보들이 사전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각종 이벤트와 홍보활동에 전념하는 것도 사전투표 자체보다는 전체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성격이 짙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사전투표율 25%를 달성하면 서울 홍대 거리에서 프리허그를 하겠다"고 선언했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국민들의 선택이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한다"며 사전투표를 독려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선대위는 사전투표 인증샷과 홍 후보를 찍은 이유를 댓글로 남기면 추첨을 통해 청와대 초청 이벤트를 예고했고,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사전투표 독려 홍보 영상을 앞다퉈 공개했다.
당초 이념과 지역, 세대를 초월해 치러질 것으로 예상됐던 이번 대선은 선거운동기간이 종반으로 돌입할수록 문 후보와 안 후보, 홍 후보가 날선 공방을 벌이면서 지지층 결집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50대 이하 전 연령층에서 앞선 문 후보는 특히 30대와 40대에서 과반 이상 지지를 받고 있다.
반면 홍 후보와 안 후보는 60대 이상에서 문 후보를 따돌리며 선전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1일과 2일 이틀간 전국 성인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 후보는 30대에서 63.4%, 40대에서 54.3%의 지지를 받았다. 홍 후보와 안 후보는 60대 이상에서 각각 36.7%와 27.9%의 지지를 얻었다.(95%신뢰수준 ±3.1%p, 응답률 13.5%)
특히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응답자는 20대(86.0%), 30대(81.5%), 40대(79.8%), 50대(71.5%), 60대 이상(70.4%) 등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고, 상대적으로 젊은층의 투표 참여 의지가 높았다.
반면 같은 기간 한겨레가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적극 투표 의향자가 60대 이상(92.1%), 40대(90.5%), 50대(88.6%), 20대(87.6%), 30대(85.9%) 순으로 나타났다.
결국 각 후보들이 사전투표 독려를 통해 본투표 참여를 유도하는 것은 세대별 지역별 지지세력을 가능한한 많이 투표장에 이끌어 내려는 사전 포석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