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명 사상' 삼성중 압수수색…"삼성중 사장 구속하라"

경찰 수사본부 4일 '관리소홀'혐의로 압수수색…공대위 "하청노동자 떼죽음"

3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거제 삼성중공업 작업 현장. (사진=경남도소방본부 제공)
지난 1일 3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거제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4일 삼성중공업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거제 삼성중공업 안전사고 수사본부는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 안전사고 전담팀과 거제경찰서 형사들 30여명을 동원해 4일 오후 2시 15분부터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안전관리팀 등 사무실 5곳에서 압수수색을 벌였다.

수사본부는 작업 일지와 안전 수칙·교육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는 압수한 증거물품을 정밀 분석해 삼성중공업 측 관계자들이 안전관리에 대한 소홀했는지 여부를 집중수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크레인 추락사고와 관련해 삼성중공업 측의 과실이 있는지 여부와 관련해 엄정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사본부는 이번 사고로 6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치는 등 피해가 중대한 점을 고려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측은 "경찰 압수수색과 사고 원인 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와 관련해 지역 노동단체들은 이번 사고의 엄정한 진상규명과 박대영 사장 구속을 촉구하고 나섰다.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공동대책위원회(준)는 4일 삼성중공업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박대영 사장 구속을 촉구했다.(사진=공동대책위원회 제공)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자 살리기 대책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공동대책위원회(준)는 4일 오전 10시 삼성중공업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박대영 사장 구속, 삼성이 책임지고 유족에게 사과하고 보상하라고 주장했다.

공동대책위는 "노동절 휴일에도 쉬지 못하고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뙤약볕 아래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이는 하청에 재하청 다단계 착취구조가 만들어 낸 참담한 사고"라며 원청인 삼성중공업에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사고 당일 목숨을 잃은 노동자와 부상을 당한 노동자 모두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였다"며 "'위험의 외주화'로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이 하루하루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고"라고 강조했다.

공대위는 "이윤추구에 눈이 먼 하청에 재하청 다단계 착취구조를 없애지 않는 한 하청노동자는 하루하루 죽음을 껴안고 일할 수밖에 없다. 노동자가 수 없이 죽어나가도 원청 조선소 경영진은 손쉽게 사용자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한 노동자에 대한 살인은 계속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하고 엄정한 진상조사 실시와 삼성중공업 박대영 사장 구속 및 책임자 처벌, 안전대책 수립 시까지 전 사업장 작업 중지,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재정, 삼성중 하청노동자 휴업수당 지급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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