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에서도 '세게' 붙은 대선후보 5人의 '말싸움'

6차례 TV 토론 막내려…아쉽다, 시원섭섭하다, 한 두 번 더하자 등 소감 다양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마지막 TV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6차이자 마지막인 대선후보 TV토론회가 5.9 대선을 일주일 앞둔 2일 오후 열려 1위 자리를 지키려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등 5명의 후보가 불꽃 토론을 벌였다.

이날 토론의 주제는 사회분야로 학제개편, 사드 비용 부담, 4대강 사업 등 관련 분야는 물론이고 계파패권, 바른정당 현역 의원 집단 탈당 등 범위를 벗어난 여러 주제를 놓고도 각 후보들이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격렬하게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마지막 TV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 물고 물리는 5인의 토론 배틀…안->문->홍, 유->홍->문, 심->홍

'1강 2중 2약'의 대선 구도에서 1강을 형성하고 있는 문재인 후보는 하나의 질문을 모든 후보들에게 동시에 던지는 특유의 질문 방식을 사용하는 한편, 상대후보의 질문 공세에는 "같은 공약이다"라며 공격의 예봉을 꺾으려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반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일차적인 극복 대상인 안철수 후보는 물론 궁극으로 이겨야할 대상인 문재인 후보에게 화력을 집중했다. 안철수 후보 역시 2위 경쟁자로 급부상한 홍준표 후보와 자신이 처음부터 1대1 맞상대로 꼽았던 문재인 후보에게 질문을 집중했다.

심상정 후보는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후보에 대해서는 특유의 날카로운 질문 공세를 펴면서 진보 후보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했지만, 소속 의원 탈당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에 대해서는 보수 개혁을 응원하는 의미에서 따뜻한 시선을 보냈다.

유승민 후보는 홍준표 후보의 탄핵에 불복하는 듯한 언행과 후보자로서의 부적절성 등을 문제 삼았고 홍준표 후보는 유승민 후보가 '덕이 없다는 말이 많다'며 방어막을 폈다.

국민의당 안철수(맨 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마지막 TV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 문·안 '사드', '계파 패권' 놓고 충돌…문·홍 '4대강 사업', '김정은 적폐' 논쟁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사드 배치 문제'와 '계파 패권주의'를 놓고 크게 충돌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가 사드 배치에 찬성으로 돌아선 점을 고려한 듯 사드 배치에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치 않다고 여전히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안 후보는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가지 가능성 점검 차원에서 지금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고 본다"며 우리가 사드 비용을 분담할 일은 없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계파 패권주의 폐해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이냐며 공격 모드로 전환했지만 문 후보도 "국민의당은 안 후보님의 당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계파 패권주의를 말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맞받아치면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에 누가 더 책임이 있는지에 대한 감정섞인 말싸움이 벌어졌다.

문재인 후보와 홍준표 후보는 4대강 문제와 북한 김정은이 적폐세력이냐를 두고 논쟁을 벌어졌다. 문 후보는 4대강 사업으로 수질이 악화됐는데 이에 대한 대책을 물었다. 하지만 홍 후보는 "4대강 때문에 수량이 풍부해지고 여름에 가뭄과 홍수가 없어졌다"고 이명박 전 대통령 당시의 논리를 그대로 가져왔다.

홍준표 후보는 문재인 후보에게 북한 김정은 정권이 적폐세력이냐고 물어 '그렇다'는 대답을 얻어내자 "(그러면) 대화도 안해야겠네요"라고 압박했지만 문재인 후보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만나야 될 필요가 있을 수도 있다"고 응수했다.

◇ 심상정 "홍 후보님 대통령 되면 서울대병원도 폐쇄?"…유승민 "성폭행범도 사형집행?"

심상정 후보는 이날도 홍준표 후보를 거세게 몰아부쳤다. "진주의료원 돈 먹는 하마다, 문 닫기를 잘했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대통령 되시면 의료원 다 폐쇄하실 거예요? 서울대병원도 강성노조인데 폐지하실 겁니까?"라고 몰아세웠다.

이에 홍 후보는 "적자가 있어서 폐쇄한다는 말은 한 번도 한 일이 없다. 왜 그런가 하면 놀면서 일 안하고 그래서 폐쇄하는 거다"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심 후보가 "홍 후보가 사돈남말하실 처지가 아니에요"라고 말하자 "심상정 후보님은 이정희 의원처럼 포기하지 마시고 끝까지 잘하십오. 파이팅 심상정입니다"라고 빠져 나갔다.

마침 사회를 맡은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동명이인 이정희가 있어서 참 듣기가 그렇다"고 말하자 심 후보가 "우리 사회자님 끝까지 열심히 하십시오"라고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왼쪽),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마지막 TV토론에 참석해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바른정당 의원 13명의 탈당과 자유한국당행으로 서먹서먹해진 유승민·홍준표 두 후보도 가시돋친 설전을 벌였다. 특히 유 후보가 흉악범에 대한 사형집행 의견을 붇자 홍 후보는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알겠는데…그런 식으로 비열하게 하면 안 되고"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토론이 자신의 약점인 '돼지 흥분제'로 이어지는 것을 서둘러 막았다.

◇ 토론 끝난 뒤…'국민께 민망', '아쉬움', '평가는 국민들이', '시원섭섭', '더하자'

토론이 끝난 뒤 문재인 후보는 "토론이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것 같다. 정말 우리 정치 수준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국민들께 민망한 마음이다"는 소감을 밝혔다. 안철수 후보는 "시간이 짧았다. 그리고 TV토론을 6번 했지만 5자토론만 계속해서 서로가 가진 생각의 차이를 조금 더 자세하게 보여드리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홍준표 후보는 "평가는 국민들이 하는 것"이라면 말을 아끼면서도 "문재인이 대통령 되면 걱정이야. 보수 불태우려면 나부터 안 태우겠나. 타죽기 싫어서 문재인 대통령 되면 난 미국으로 도망을 가야되겠어"라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유승민 후보는 "토론회를 다 마쳐서 시원섭섭하다. 5명이 하다보니까 아무래도 충분히 못하는건 아쉽다"는 소감을 나타냈다. 심상정 후보는 "남아있는 일주일 동안 TV토론을 끝장토론 방식으로 한 두번 더 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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