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결정전 MVP로 KGC 오세근의 이름이 불렸다. 오세근의 머리에는 힘들었던 시간들이 영화 필름처럼 흘러갔다. 결국 오세근은 펑펑 울었다. 루키 시즌 챔피언결정전 MVP로 화려한 출발을 알렸지만, 이후 부상 때문에 힘든 시기를 겪었기 때문이다.
오세근은 2일 통합 우승과 함께 MVP 트리플 크라운을 작성한 뒤 "혼자 잘 해서 받은 상은 아니다. (양)희종이 형과 (이)정현이, 데이비드 사이먼이 너무 잘 해줬기에 내가 대신해서 받은 상 같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워낙 운도 좋았고, 선수들과 호흡도 좋았다. 호흡은 어느 팀보다 단단하고, 잘 뭉치는 팀이다.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상도 많이 받은 것 같다"면서 "시즌 전 쌍둥이 아빠가 됐다.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빠로서 책임감으로 힘을 더 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학 시절부터 최고의 센터로 명성을 떨쳤고, 데뷔 시즌부터 우승도 맛봤다. 하지만 이후 부상이 오세근을 괴롭혔다. 앞선 두 시즌 동안 매 시즌 20경기 이상을 결장해야 했다. 지긋지긋한 부상이었다.
오세근은 "솔직히 눈물이 안 날 거라 생각했다. 안 울려고도 했다"면서 "내가 은근히 마음이 여리다. 겉보기와 다르게 감수성도 풍부하다. 롤러코스터 같은 5~6년 경험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그래서 눈물이 났다. 올 시즌도 너무 힘들게 했다. 덕분에 선수들끼리 똘똘 뭉치는 계기도 됐다"고 설명했다.
큰 부상 없이 전 경기를 소화했지만, 몸은 상처투성이다. 왼손 3~4번째 손가락 사이는 8바늘이나 꿰맸고, 흉부 미세 골절까지 당했다. 왼손에는 붕대를, 가슴에는 보호대를 차고 뛰었다.
오세근은 "솔직히 경기할 때는 모르고 뛰었다. 경기 직전에 진통제를 먹었고, 최대한 신경을 안 쓰려고 했다"면서 "3쿼터인가 마이클 크레익이 또 어깨로 밀어서 숨도 못 쉴 정도였다. 빨리 나아져서 다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