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도 막지 못한 오세근, MVP 트리플 크라운

오세근. (사진=KBL 제공)
"아파도 참아야죠."

KGC 오세근은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삼성 문태영의 유니폼에 손가락이 걸리면서 왼손 3~4번째 손가락 사이가 찢어졌다. 안에서 3바늘, 바깥에서 5바늘을 꿰맸다. 아픈 왼손으로도 5차전 승리를 만들어냈다. 오세근은 "그동안 부상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하지만 5차전에서 또 다쳤다. 이번에는 가슴 부위였다. 5차전 3쿼터 마이클 크레익의 공격자 파울 과정에서 흉부 미세 골절이 생겼다. 예전에도 다쳤던 부위였다.

가뜩이나 힘이 좋은 크레익을 막으려면 부담이 되는 부상 부위다.

왼손에는 여전히 붕대가 감겨있었고, 오른손 새끼손가락 역시 붕대를 감고 나왔다. 가슴에는 임시방편으로 패드를 착용하고 나왔다. 말 그대로 종합 병동이었다.

2일 챔피언결정전 6차전을 앞둔 오세근도 "솔직히 걱정이 조금 된다. 크레익 수비를 떠나 스크린 과정에서도 통증이 있을 것"이라면서 "아파도 참겠다"고 말했다. KGC 김승기 감독도 "세근이가 부상 때문에 위축될까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걱정은 기우였다. 오세근은 부상에도 역시 오세근이었다.

오세근은 6차전에서도 변함 없이 KGC 골밑을 지켰다. 점 리바운드. 3쿼터 초반 크레익의 공격자 파울 과정에서 다시 가슴을 부여잡았지만, 끝까지 통증을 참았다.

챔피언결정전 MVP도 오세근에게 돌아갔다. 득점(17.83점)은 데이비드 사이먼보다 적었지만, 리바운드를 평균 9.7개를 잡았다. 오세근 덕분에 사이먼은 공격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이미 올스타전 MVP와 정규리그 MVP를 휩쓴 오세근은 87표 중 77표로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손에 넣었다. 2007-2008시즌 김주성(동부)에 이어 두 번째로 MVP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2011-2012시즌 루키로서 챔피언결정전 MVP를 차지한 오세근은 그동안 부상으로 꽤나 고생했다. 앞선 두 시즌 동안은 20경기 이상씩 결장했다.

그런 오세근이 올 시즌 완벽 부활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54경기를 완주했다. 왼손과 가슴 부상에도 4강 플레이오프 3경기, 챔피언결정전 6경기를 모두 뛰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를 쉼 없이 달렸다. 그리고 MVP 트리플 크라운으로 오세근이라는 존재감을 제대로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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