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국내 소비자들이 축산물 구매 시 품질 보다는 가격에 초점을 맞추면서 저가의 미국산 축산물이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4월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60억3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1억5000만 달러 보다 3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미 수출은 소폭 감소한 반면 수입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특히 농축수산물의 경우 수입액이 26억3000만 달러로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산 쇠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 등 축산물의 국내 수입물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쇠고기의 경우 한·미 FTA가 발효되고 1년이 흐른 지난 2013년 국내 소비량 가운데 수입산 비중이 50%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61%까지 높아졌다.
수입산 쇠고기가 2013년 25만7000톤에서 지난해는 36만3000톤으로 무려 41%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물량은 15만7000톤으로 전체 수입 물량의 43%까지 높아졌다.
이와 관련해 한국축산경제연구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의뢰를 받아 전국 소비자 3천 명을 대상으로 '육류 유통실태'를 조사한 결과, 국내 소비자들은 품질 보다는 가격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육류 구입 매장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 2013년~2015년 2분기까지는
고품질 육류를 구매하기 위해서라고 응답한 비중이 18.8%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2015년 3분기~2017년 1분기에는 저렴한 가격 때문이라는 응답이 25.3%로 가장 많았다.
이는 계속된 경기 불황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육류의 품질보다는 가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전국한우협회 관계자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한국의 축산물 수입시장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며 "재협상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조건이 더욱 완화된다면 우리나라 한우는 그야말로 씨가 마를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