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전 총장은 친구인 이재순 변호사(사법연수원 16기), 황정은 변호사(사법연수원출신) 등 3명과 함께 서울 압구정동에 법무법인 '서평(瑞平)'을 개업했다. 대학 동기인 이재순 변호사는 야인으로 쫓겨난 시절 채 전 총장을 보살펴 줬다.
채 전 총장이 검찰총장에서 '찍어내기'를 당한 이후 변호사로서 사회생활을 다시 시작하기까지는 3년 8개월이 걸렸다.
그는 "(변호사 사무실을 여니) 만감이 교차하고 그동안 여러 어려운 상황속에서 조용히 그림을 그리고 살았는데 앞으로 생활비도 벌고 공익적 활동도 많이 하면서 변호사로서 사회에 기여할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공익적 활동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생각중이며 낮은 데로 임해서 그동안 검사로 살았다"면서 "국민편에 서서 바르게 살고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도움을 주는데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채 전 총장은 '혼외정사' 파문으로 총장에서 물러난 뒤 전주와 서울 북한산 자락에서 그림 그리기에 몰두하면서 어려운 시간을 극복해 왔다.
특별히 전주 모악산 자락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유휴열 화백은 채 전 총장의 '그림 사부'로 그가 어려움을 겪을 때 많은 정신적 도움을 줬다. 유명 화가인 유 화백 지도 아래 채 전총장은 매일 17시간씩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지금까지 채 전 총장이 그린 그림은 유화 130여 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130여 점 가운데 자화상만 20여 점이다. 채 전총장은 "자화상을 그리며 귀를 자른 자화상을 그린 '고흐'를 많이 생각했냐"는 물음에 "'허허' 웃으면서 그런 마음이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림과 함께 해안길 걷기도 채 전 총장이 삶을 포기하지 않는데 많은 도움을 줬다. 채 전 총장은 전주 모악산에서 나온 2015년 2월부터 강화도 북방 DMZ아래부터 서해안을 따라 전라남도 해남 강진, 장흥을 거쳐 고흥까지 걸었다"고 한다.
그는 "한 달에 한두번씩 지인들과 함께 2박 3일 일정으로 전국 해안을 걷고 있다"며 "앞으로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남해안과 동해안을 따라 강원도 고성까지 걷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채 전 총장은 "총장직에서 물러나고 번뇌와 고통 속에 있었지만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며 "삶은 번뇌와 고통 속에 찌들어 있지만 하루하루가 찬란한 빛이라는 생각으로 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3년 8개월만에 첫 출근하던 날 부인 양경옥 씨는 "'이제 제대로 사회 생활하면서 돈도 벌어주고 좋은 일도 하며 살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채 전 총장은 "많이 안타까웠는데 이제야 안면이 선다"며 "바른 사회생활을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