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일주일 앞두고 바른정당 분당…13명 한국당 복당(종합)

김무성계 이탈…"홍준표 집권 위해 노력"

바른정당 장제원·황영철·권성동 등 13명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주자 지지선언 및 바른정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 입당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바른정당이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분당 사태를 맞았다. 후보 단일화를 주장해 온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자유한국당 복귀와 홍준표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다. 박 전 대통령과 친박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개혁보수의 기수'를 자처,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을 떠나 창당한지 99일 만이다.


이들은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엇보다 지금은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안보가 위급하고, 중차대한 때"라며 "이런 상황에서 보수의 대통합을 요구하는 국민적 여망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결행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수 궤멸을 운운하는 친북 좌파 패권세력에게 운명을 맡기면 이 나라의 미래는 없다"며 "홍 후보와 함께 지금까지 이 나라를 발전시키고 지켜온 보수세력의 집권을 위해서 지나간 과거와 서로에 대한 아픈 기억은 다 잊고 대동단결하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이 바뀐 것이냐는 질문에 황영철 의원은 "지금까지 결정하고 행동해 왔던 것에 대한 우리의 소신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보수의 승리를 위해서 과거에 대한 모든 아픔과 상처를 씻고 새롭게 함께 해 가야 한다는 것이 우리 국민들의 요구고, 지역의 많은 보수 지지자들의 요구"라고 답했다.

본인들이 친박 8적으로 지목한 이들과도 다시 손을 잡을 수 있느냐는 물음에 이진복 의원은 "상당히 많은 부분이 해소됐다고 본다"고 했다.

이로써 앞서 탈당한 이은재 의원까지 포함해 14명이 한국당으로 복귀하면서 바른정당 의석수는 33석에서 19석으로 줄었다. 20석 기준의 원내 교섭단체 자격마저 잃게 됐다.

바른정당 장제원·황영철·권성동 등 13명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주자 지지선언 및 바른정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 입당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이들은 정운천 의원도 조만간 탈당 흐름에 합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 이철우 사무총장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어 "홍 후보에게 힘을 모아주신 데 대해 대단히 환영한다"며 "반드시 좌파 정권을 막기 위한, 보수의 대단합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로 '김무성계'로 분류되는 이들 탈당 의원들은 후보와 당의 낮은 지지율 속에서 유승민 후보에게 홍 후보는 물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3자 원샷 단일화를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후보가 독자완주의 뜻을 밝혔음에도, 당 차원에서 단일화를 추진하는 다소 이상한 상황이 연출된 것도 이들의 뜻에 따른 결과였다. 최근에는 탈당설과 타당 후보 지지선언설까지 공공연히 언급하면서 '후보 흔들기'라는 비판도 거세졌다.

이들은 결국 '좌파 집권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식의 '반문(反文)'을 제 1 목표로 내세우며 탈당을 선택했지만, 보수개혁이라는 소신을 버리고 현실을 택했다는 비판은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 바른정당 이준석 당협위원장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배신자들은 그들에게 과분한 칭호"라며 "적절한 칭호는 저렴한 표현이지만 '쫄보'라고 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유승민 후보는 전날 이들의 집단탈당 움직임이 가시화되자 자필글을 통해 "꿈이 죽어버린 시대에 나, 유승민은, 우리 개혁 보수는 여전히 꿈을 꾼다. 따뜻하고 정의로운 보수, 공동체를 지키고 살리는 보수를"이라며 "그 길이 옳은 한, 끝은 창대하리라. 이것이 왜 정치를 하는가에 대한 나의 답이다. 나 유승민은 끝까지 간다"고 밝혔다. 단일화파의 압박 속에서 독자완주의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다음은 탈당과 홍 후보 지지선언을 한 바른정당 의원명단.

▲권성동 김재경 김성태 김학용 박순자 박성중 여상규 이진복 이군현 장제원 홍문표 홍일표 황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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