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후보들은 자금사정을 고려해 방송연설을 신청했다. 홍 후보는 본인 연설 7회(텔레비전 4회, 라디오 3회), 찬조 연설 4회(텔레비전 2회, 라디오 2회)만 신청했다. 이외 다른 유력주자들은 방송연설 대신 다른 창구를 이용한다는 방침이다. 눈에 띄는 것은 기호 8번인 장성민 국민대통합당 후보가 본인의 텔레비전 연설을 10회나 신청한 점이다.
문 후보는 지난달 30일까지 총 네 차례의 본인 연설과 여섯 차례의 찬조 연설을 실시했다. 후보자 개인이 출연한 방송연설은 주로 비전과 정책 등을 발표했다. 주목할 것은 찬조 연설이다.
지난달 29일에는 웹툰 '미생'의 작가 윤태호 씨가 방송연설에 나와 눈길을 끌었다. 윤 씨는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의 이야기를 청년실업문제에 빗댔으며 세월호 참사를 언급할 때는 복받친 듯한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윤 씨의 찬조연설 영상은 유튜브에도 업로드 돼 인기 급상승 동영상 17위에 랭크되고 약 261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네티즌들은 "정말 좋아하는 작가님이 문 후보 찬조연설을 해주시니 가슴이 벅차오르네요."(you**), "작가님의 작품만큼이나 진실된 지지연설이었습니다."(장형*)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이외에도 사회 유명 인사들이 등장해 이목을 사로잡았다. 지난달 27일에는 야구선수 출신인 김성한 해태타이거즈 전 총감독이 야구 유니폼을 입고 나왔다. '초인종 의인'으로 알려진 고(故) 안치범 씨의 어머니인 정혜경 씨가 찬조 연설에 등장하자 네티즌들은 "무슨 말을 한들 위로가 될까요. 아드님의 뜻이 꼭 이뤄지는 대한민국이 되길 기도합니다."(Jso****)와 같은 감상평을 남기기도 했다.
안 후보는 철저히 정책 중심으로 방송연설 전략을 짰다. 특히 지난달 30일까지 총 다섯 차례의 찬조 연설을 실시한 가운데 출연자 대부분이 안 후보 본인이 구상 중인 정책과 밀접한 이들이었다.
젊은 층이 알만한 인사들을 내세운 문 후보와 달리 안 후보의 전략은 온라인상의 큰 반응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문 후보의 유튜브 공식채널에 올라온 찬조 연설 영상이 약 36,000의 평균 조회 수를 기록한 반면 안 후보의 찬조 연설 영상은 평균 약 2,137의 조회 수에 그쳤다.
◇ '본방 사수' 놓친 이들 배려한 文…라디오도 다시듣기 제공하는 安
문 후보는 '문재인 공식채널'에 방송연설 녹화분을 모두 업로드하고 있다. 젊은 층일수록 텔레비전보단 스마트폰이나 웹을 통해 방송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패턴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 전략인 셈이다. 그 덕에 문 후보의 찬조 연설 영상은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는 중이다. 안 후보 역시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지만 일부 빠진 것들이 보인다. 그러나 문 후보 채널에 라디오 찬조 연설은 올라오지 않는 반면 안 후보 측은 '라디오 버전'의 영상도 업로드하고 있다.
이처럼 각 캠프들은 온라인 플랫폼이 발달함에 따라 올드미디어의 산물인 방송연설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장우영 대구카톨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SNS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전략이 반드시 실제 선거에서도 우위를 가져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미치는 파장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문 캠프가 20~30대 젊은 사람들을 위한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은 표가 많이 나올 수 있는 곳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다"며 "문 후보뿐만 아니라 안, 심 후보도 현재 젊은 층을 굉장히 신경 쓰고 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