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의 대표 정책으로 '치수'(治水)를 내세운 채 22조원 이상의 혈세를 쏟아부은 4대강 사업. 하지만 일명 '녹조라떼'로 생태계만 파괴했다는 게 대선주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모든 4대강 보를 개방해 녹조 피해를 최소화한 뒤, 전문가평가위원회를 구성해 보 해체 여부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보를 세우고 모래를 퍼내면서 강 전체로 녹조가 확산되는 등 갈수록 수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환경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또 그 원인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며 일단은 정밀조사를 벌인 뒤 자연성 복원을 추진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보 설치가 수질 악화 원인이란 견해와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모두 있다"며 "보에 대한 환경평가를 거쳐 임기중 철거 여부를 결론내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반면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보 해체만이 4대강 수질을 개선하고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더 이상 예산 낭비는 안된다"고 가장 선명한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심 후보는 "이미 정부는 수문 상시 개방을 시험하고 있다"며 "보가 필요 없다는 걸 정부 스스로 시인한 것"고 강조한다. 따라서 '4대강 재(再)자연화'를 통해 흐르는 강으로 다시 돌려놔야 한다는 것이다.
문 후보는 "4대강 사업은 시작부터 끝까지 비정상적인 사업"이라며 "정책 판단의 잘못인지, 부정부패인지 명확하게 규명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심 후보도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공약했다.
4대강 사업에 각을 세우지 않는 대선주자는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에서 여권 실세를 지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뿐이다.
홍 후보는 "4대강 사업 덕분에 풍부한 수량이 확보되고 홍수와 가뭄이 없어졌다"며 "보 때문에 녹조가 생겼다는 건 무지의 소치"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홍 후보는 "전국 식수댐을 지자체별로 만들어서 1급 원수를 각 가정에 음용할 수 있도록 공급하겠다"며 일명 '식수전용댐' 공약을 내세웠다.
이에 대해 문 후보측은 "전국민에게 녹조라떼를 공급하겠다는 홍준표식 4대강 사업"이라며 "비싼 수돗물 시대를 열어 지자체간, 주민간 물 전쟁을 불러올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대부분의 환경 전문가들은 "4대강 보를 유지하는 데만 매년 2천억원이 든다"며 상시개방만으로는 녹조 문제를 풀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환경운동연합 신재은 물순환팀장은 "홍 후보를 제외하고는 다른 후보들이 긴급한 상시개방엔 동의하고 있어 다행"이라며 "결국 보 철거는 불가피한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팀장은 "보령댐 도수로 사업에서 보듯 수재나 수량 문제 어느 것도 감당할 수 없다"며 "용처가 없는 보를 그대로 놔둔 채 상시 개방하더라도 안전 문제 등으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