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비용 결국 우리가?…D-7 대선 최대 이슈로 부상

마지막 TV토론에서 문.심 거센 공격 예상, 안.홍.유는 수세적 입장에 설듯

사드가 배치된 성주골프장 부지 (사진=대구일보 제공)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사드 비용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5.9 대선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 사드 비용을 내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한 발언에 이은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의 사드 비용 재협상 시사 발언은 우리 정부 뿐만 아니라 대선을 코앞에 둔 정치권을 당혹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한 소재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사드 반대에 대해 '부지만 제공하는 것일뿐 미군이 자신들의 무기를 들여와 배치하는 것'이라며 10억 달러(우리 돈 1조 2천억원)에 이르는 배치 비용은 미국이 부담한다는 점을 선전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측에 사드 비용을 떠넘기려는 움직임을 보인데 이어 맥매스터 보좌관도 재협상이라는 단어를 꺼내들면서 사드 배치에 찬성했던 후보들은 곤혹스런 처지에 내몰리게 됐다.

사드비용 분담 문제는 지난달 28일 5차 TV토론회에서도 쟁점이 됐다. 사드 배치를 차기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배치 자체에 반대하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찬성 쪽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홍준표 후보는 "10억 달러를 내라는 것은 좌파정부가 들어오면 '코리아 패싱'을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셰일가스를 대폭 수입하는 것으로 정리하겠다. 그러면 모든 통상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이상한 해법을 제시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도 외교적 관계를 시작할 때 기본적인 가정조차 다 한 번씩 흔들고 결과적으로 협의하는 과정을 거쳤다. 우리 대통령이 뽑히기 직전에 그런 시도를 하는 것이라고 본다"며 "우리가 돈을 부담할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정부 간에 약속했기에 우리가 10억 달러를 낼 이유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가 출신이라 다른 것을 노리고 친 것 같다. 아마 방위비 분담금 압박이 들어오지 않겠나 싶다"고 분석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바른정당 유승민,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그러나 토론회로부터 며칠이 지났지만 사드 비용 부담 문제가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비용 부담에 대한 미국측의 압박이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면서 2일 열리는 6차 TV토론에서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후보는 1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우리 주요 정당들과 대선 후보들의 책임도 크다"면서 "사드 배치 문제는 '다음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 '국회의 비준 절차를 거치겠다'라고 나갔으면 미국 정부도 훨씬 더 조심스럽게 대해 왔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 후보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돈 요구를 보면 과연 한미 간에 비용 분담 문제에 대해서 '어떤 합의가 있었던 것인가' 의혹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드 배치 결정 과정에 대해서 새 정부가 다시 한번 살펴보고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드 비용 부담 문제가 1강 2중 2약의 대선 구도에 큰 변화를 주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사드 신중론자인 문재인 후보가 공세적인 입장인 반면 찬성론자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후보가 수세적 일 수밖에 없어 문 후보의 1강 지위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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