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대규모 집회 "삶이 바뀌어야 진짜 혁명"

대선 이후 노·정교섭 요구…6월 30일 총파업

(사진=김동빈 수습기자)
1일 노동절(근로자의 날)을 맞아 민주노총이 서울 등 전국 15개 도시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일대에서 '2017년 세계 노동절대회'를 열고 19대 대선을 '적폐청산'과 '노동권'을 실현할 '촛불대선'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대선 이후에는 새 정부와 노·정간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다음 달 30일 각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결의했다.

(사진=김동빈 수습기자)
구체적으로는 ▲최저임금 1만 원 ▲비정규직 철폐 ▲재벌체제 해체 ▲노조 할 권리 보장 등이 요구사항으로 담겼다. 민주노총은 이러한 핵심요구를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최종진 부위원장(위원장 직무대행)은 "촛불대선에 촛불민심은 사라지고 권력다툼만 요란하다"며 "다음 정권이 누구든 노동자를 만만하게 보지 않고 두려워하도록 만들자"고 밝혔다.

이어 "지난 30년간 노동자들의 삶이 얼마나 나아졌냐"면서 "우리 삶이 바뀌어야 진짜 혁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화문에서 18일째 고공 단식농성 중인 김혜진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위원회 공동대표는 전화 연결을 통해 "이대로라면 개혁은커녕 대선 이후 탄압의 칼날에 당할 수 있다"며 "이제는 정리해고·비정규직·노동악법 등에 대한 우리의 요구를 합해 함께 투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김동빈 수습기자)
대학로 일대에 모인 조합원 2만 명(주최 측 추산·경찰 추산 8천 명)은 내리쬐는 햇볕을 밀짚모자나 부채 등으로 피하고서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함성이나 구호를 연신 이어갔다.

최저임금을 받는다는 백금자(46) 씨는 "월급이 적다 보니 늘 '연장특근' 하느라 쉬는시간은 물론 저녁시간도 없다"면서 "대선 후보들이 공약만 남발할 게 아니라 현장 노동자들을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한국전력기술노조 박재석(53) 조합원은 "장미대선은 슬픈 일이지만 건강한 미래를 위한 투쟁의 결과였던 만큼 이번 대선에서 노동자를 위한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본집회가 끝난 뒤 참석자들은 광화문광장 방면으로 행진에 나섰다. 선두에는 빨간 우산 400여 개를 앞세웠다. 빨간색과 우산은 각각 '저항'과 '노동자의 권리'를 상징한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서울 시내에 69개 중대 5500여 명을 배치했다.

이날 노동절 행사에 앞서 민주노총은 대학로 흥사단본부 앞 기자회견에서 "노동 없는 정권 교체를 경계한다"며 이번 대선에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 민중연합당 김선동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뿐 아니라 인천, 대전, 대구, 광주, 부산 등 전국 15개 도시에서도 노동절 대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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