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단일화파 일부는 전날에 이어 1일에도 만나 후보 단일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 대한 향후 행보 등을 긴밀히 논의했다. 이날 탈당 후 한국당행(行)을 선택하려던 홍문표 의원은 일단 의원들의 만류에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복수의 의원들은 홍 의원의 탈당을 만류한 데에는 집단행동을 통해 정치적 파급력을 키우기 위한 판단도 깔려있음을 시사했다.
한 의원은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한국당이 제 1 야당이 되고, 우리가 5등하는 것은 앉아서 못 본다는 게 많은 의원들의 의견"이라며 "뭘 해도 같이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최종적으로 숫자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단일화파 사이에는) 탈당에 대한 느슨한 공감대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의원들은 대체로 마지막 여론조사가 공표되는 2일 또는 사전투표 전날인 3일을 '결행의 시점'으로 꼽았다.
또 다른 의원은 "모레가 석가탄신일이다보니 내일 쯤에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탈당에 대해 공감하는 의원이 몇명이냐는 질문에는 "유의미한 숫자는 충분하다"고도 설명했다.
앞서 홍문표 의원도 같은 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탈당 후 한국당 합류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홍 의원은 "우파가 분열되다보니, 생각지도 못한 중도 얼치기가 나오고 좌파가 판을 친다"며 "그래서 보수가 대동단결을 해야 한다. 늘푸른한국당 이재오,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까지 대동단결해 좋든 나쁘든 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밀 수 밖에 없다고 본다"고 했다.
홍 의원은 이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막을 수 있는 보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작은 역량이지만 보수대단결의 불쏘시개가 돼서 좌파를 막는 그런 역할을 해야할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홍 의원은 의원들과 상의한 뒤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오늘 좀 고민을 해보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한편 단일화파 사이에서는 2일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무조건 2위 후보를 지지선언하자는 의견까지 나온다. 결행의 시점으로 거론되는 '2일'은 지난 1월 24일 바른정당이 보수개혁의 기수를 자처하며 창당한지 98일째를 맞는 날이다. 지지율 침체라는 '현실' 앞에서 이들의 위기감이 극에 달했음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