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옆 대통령 흉상 건립 또 시도…시민·구청 제지

지난달 21일 이후 11일만에…노무현 흉상도 들고 와·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남성이 지난달에 이어 또 소녀상 옆에 전직 대통령 흉상을 설치하려다 시민과 구청의 제지를 받았다.

1일 오후 1시께 주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자신을 '진실국민단체' 사무국장이라고 밝힌 이모 씨가 나타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흉상을 설치하려고 시도했다.


이씨는 지난달 21일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흉상을 이곳에 설치하려다가 시민들의 제지를 받았던 일행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이씨는 지난번과 달리 이날 혼자 소녀상 주변을 찾았다.

이씨는 흉상 설치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100만 재일동포들을 위해 이곳의 불법적인 소녀상 설치에 반대했을 것"이면서 "노무현 정신으로 소녀상을 이전하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성명서를 읽은 후 가져온 사다리 위에 흉상을 올려놓고 사다리를 나무숲에 끈으로 동여매고는 현장을 빠져나갔다.

이 흉상은 설치한 지 30초도 안 돼 미리 대기하고 있던 동구청 직원들에 의해 사다리째 철거됐다.

이날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모인 소녀상 지킴이 단체와 시민 40여 명은 이씨를 향한 비판을 쏟아 내고, 일본 정부를 규탄했다.

시민 김모(55) 씨는 이씨를 향해 "역사를 팔아먹을 사람"이라면서 "거짓된 주장으로 언론의 시선을 끌려는 사람에게 언론이 더이상 취재를 해줘서는 안 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소녀상 지킴이 단체의 한 관계자는 "노무현 대통령 정신을 이씨가 마음대로 해석해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보인다"면서 "부산 시민의 힘으로 소녀상을 지키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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