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1일(한국 시각) 미국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9탈삼진 3피안타 3볼넷 1실점 쾌투를 펼쳤다. 팀의 5-3 역전승의 발판을 놓으며 승리 투수가 됐다.
올해 4패 만에 거둔 첫 승이다. 이전까지 류현진은 4경기 평균자책점(ERA) 4.64를 기록했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특히 지난달 25일 샌프란시스코전에는 6이닝 1실점 역투했지만 패전을 안았다. 하지만 이날 흔들리지 않고 선발 투수의 역할을 다하면서 빛을 봤다.
지난 2014년 9월1일 샌디에이고전 7이닝 1실점 이후 2년 8개월 만의 승리다. 왼 어깨 수술과 재활의 긴 터널을 지나 비로소 재기의 결실을 맺었다. 경기 후 류현진은 "내 벨트에 승리를 새긴 이후 거의 1000일 만"이라면서 "오늘은 분명히 나를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후 데이브 로버스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이 1회 우익수의 실책성 플레이를 극복하고 호투를 펼쳤다"고 위기 관리 능력을 칭찬했다. 이는 상대팀 사령탑도 인정한 부분이다. 필라델피아 피트 맥캐닌 감독은 "1회 기회가 왔지만 충분한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고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후 류현진은 프레디 갈비스에게 체인지업을 공략 당해 다소 빗맞은 우중간 안타를 내줬다. 후속 다니엘 나바까지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 2루에 몰렸다. 자칫 대량실점으로 무너질 수 있던 상황.
하지만 류현진은 상대 4번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절묘한 시속 79마일(약 127km) 슬라이더(메이저리그 홈페이지에는 체인지업으로 표기됨)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후 아론 알테르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류현진은 마이클 손더스를 78마일(약 125km) 체인지업으로 삼진 처리, 이닝을 마감했다. 무사 1, 2루에서 중심 타자 3명을 멋지게 잡아내며 스스로 위기에서 탈출했다.
안정을 찾은 류현진은 6회 1사까지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특히 2회부터 5회까지 4이닝은 56개로 효율적으로 막아냈다. 다저스 타선은 1회 동점, 2회 역전을 이룬 데 이어 6회 3점으로 쐐기를 박아 승리했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볼 배합과 이후 변화가 정말 좋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은 류현진의 뚝심이 만들어낸 승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