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주자, 노동자 목소리도 귀담아…
- 적폐는 1000만 하청 비정규직 문제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혜진(노동자·민중 생존권 쟁취를 위한 공동투쟁위원회 공동대표), 전영수(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조직부장)
◆ 김혜진> 네, 반갑습니다.
◇ 김현정> 잠깐만요. 울산 염포산 터널 입구 교각 위에서 농성 중인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전영수 조직부장 나와계시죠?
◆ 전영수>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두 분도 잠깐 인사 좀 나누시겠어요?
◆ 김혜진> 고생 많으시죠? 함께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 전영수> 저희도 매일매일 걱정이 됩니다. 여섯 분들 건강도 다 괜찮으셔야 될 텐데 힘냅시다.
◆ 김혜진>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두 분이 원래도 아는 사이세요?
◆ 김혜진> 잘은 모르지만 저희가 여기 오기 전에 시내투쟁 몇 번 진행했었거든요. 울산에도 들렀었고 그래서 안면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광화문에 계신 김혜진 대표님. 오늘로 며칠째 단식 중이신 거예요?
◇ 김현정> 18일째?
◆ 김혜진> 네.
◇ 김현정> 그 광고탑이라는 게 우리가 광화문 지나다니며 보는 그 큰 전광판 한 높이 40m 거기 계시는 거예요?
◆ 김혜진>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 광고판 위에 공간이라는 게 그렇게 크지 않을 텐데 거기 어떻게 계세요?
◆ 김혜진> 여기가 광고탑을 지지하기 위해서 철골구조물들로 대어져 있거든요. 거기에 보수공사들을 하기 위해서 작업대가 설치돼 있어요. 저희는 거기에 있죠.
◇ 김현정> 거기 텐트라도 치고 계시는 겁니까?
◆ 김혜진> 거기가 폭이 한 75㎝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텐트를 칠 만한 공간은 못되고요. 비 오면 비닐로 겨우 막고 침낭으로 버티면서 쪼그려 뜨려서 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거기 지금 여섯 분이 계시다면서요?
◇ 김현정> 그렇군요. 울산에 계시는 전영수 부장님.
◆ 전영수> 네.
◇ 김현정> 거기는 지금 며칠째세요?
◆ 전영수> 저희가 4월 12일부터 시작했으니까 오늘로 21일째 되는 날입니다.
◇ 김현정> 21일째?
◆ 전영수> 네네.
◇ 김현정> 거기도 무슨 고가도로의 교각이라면 그게 계속 옆에 차가 지나다니는 상황일 거고. 바람도 셀 거고 상황이 좋지 않잖아요?
◆ 전영수>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어서 좀 수시로 그런 건 있지만 그래도 소음도 심하고 그렇지만 침낭이라도 하나 저희가 펼 수 있어서 그거로 잘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정도 고통은 저희 하청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서러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거기는 지금 몇 분이나 계시는 거예요, 울산은.
◆ 전영수> 울산은 지금 저랑 저희 뒤에 이성호 대의원이랑 두 분이 있습니다.
◇ 김현정> 두 분이 교각 위에서. 광화문은 아예 단식 중이라고 하셨고 울산에서는 식사 어떻게 하십니까?
◆ 전영수> 저희는 지금 교각 밑에서 저희 하루 두 번 중공업 노조조합원들이 밑에서 밧줄로 음식 올려주는 도시락과 휴대폰 배터리 충전해 주셔서 그걸로 버티고 있습니다.
◇ 김현정> 도시락을 바구니에 담아서 줄로 올려주면 그걸로 연명하면서. 김혜진 대표님.
◆ 김혜진> 네.
◇ 김현정> 단식 중이신 거잖아요.
◆ 김혜진> 네네.
◇ 김현정> 그런데 이게 18일째 아무것도 못 먹을 수 없고 소금이나 물 같은 건 그래도 올려는 줍니까?
◆ 김혜진> 네, 물과 소금은 올려줘서 먹고 있습니다. 한 이틀 정도는 밑에서 경찰이 폭력적으로 진압하고 이런 과정이 있어가지고 한 이틀 정도는 올라와서 거의 물과 소금도 먹지 못하고 아사단식 수준으로 시작을 하게 됐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지금 목소리도 힘이 다 빠져 있어서 제가 질문 드리는 것도 좀 못한데. 도대체 왜 그렇게…
◆ 김혜진> 괜찮습니다.
◇ 김현정> 광고판 위에서 텐트 하나도 못 치는 그곳에서 왜 그러고 계세요?
◆ 김혜진> 저희가 사실은 이곳에서 6개월 넘게 시국농성을 진행을 하고 있는데요. 사실 촛불연단에서도 촛불로 얻어낸 것에서도 노동자의 절박한 삶의 문제는 계속해서 외면을 당해 왔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실은 많은 노동자들이 노조파괴로 정리해고로 비정규직으로 거리로 쫓겨나서 죽음을 맞이하고 있고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누구도 우리 이야기를 해 주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스스로 함께 싸워서 노동자들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으로 바꿔낼 수 있다 이런 희망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이 사회적인 타살, 학살의 고리를 끊어낼 수 없다고 생각을 했어요.
저희는 목숨을 걸고 이곳에 올라와 있지만 사실 저희가 요구하는 건 아주 기본적인 거거든요. 헌법 33조도 명시하고 있는 것처럼 노동3권을 온전히 보장하라는 거예요. 그런데 현실은 사실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천부인권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런 노동기본권이 자본의 이윤 축적을 위해서 정리해고제, 기간제, 파견제 등의 온갖 악법이랑 악질적인 노조탄압으로 처참하게 유린당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노동3권 얘기가 도대체 이게 언제적 얘기가 지금까지도 나와야 되나 싶어요.
◆ 김혜진> 그러게 말입니다. 저희가 얘기하는 건 이 헌법적 권리마저도 온전히 보장하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이런 노동자들의 상황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그리고 우리가 함께 싸워서 누구한테 기대는 게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우리 목소리를 내고 함께 싸워서 이 세상을 진정한 민주주의가 진행될 수 있는 그런 세상으로 바꾸자. 역설하기 위해 올라온 거죠.
◇ 김현정> 울산 전영수 부장님.
◇ 김현정> 거기는 보니까 현대중공업의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이 있는데 거기 하청업체 소속이셨어요. 그런데 그 업체가 지난 9일에 폐업을 하면서 갈 곳이 없어진 건데 언뜻 생각하면 아니, 어쩔 수 없이 회사가 문 닫은 거면 노동자들도 받아들여야 되는 거 아닌가. 뭘 어떻게 하라는 얘기인가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거든요. 어떻게 된 겁니까?
◆ 전영수> 여태까지 보면 저희가 하청업체가 폐업을 하면 직원들이 관행상 다른 업체로 이관이 되고 다른 업체로 넘어가면 고용이 승계돼 왔었는데 이번에 저희 하청노조 저희 전 직원들이 다 개인 사정 있는 사람 빼고는 타 업체로 이관되고 고용이 승계됐습니다. 그런데 저희 하청노조 조합원들만 고용 승계가 되지 않았고 그리고 현장에서 쫓겨났습니다. 그래서 하청노조에 가입을 하면 현대미포조선이나 현대중공업에서는 블랙리스트에 오른다는 것이 이제 상식이 돼 버렸습니다. 그리고 조합에 가입하는 순간부터 원청은 어떻게든 우리 조합원들을 공장 밖으로 쫓아내려고 하청업체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지금 압박을 하고 있는 그런 현실입니다.
◇ 김현정> 그런 현실에서 올라가신 거고. 어떤 게 제일 힘드세요, 지금 21일째.
◆ 전영수> 처음에 좀 화장실 이런 문제가 불편했었는데 바람도 수시로 많이 불고 하지만 지금 크게 그렇게 힘든 점은 많이 없습니다. 적응이 됐어요.
◇ 김현정> 적응이 되셨어요… 누가 제일 보고 싶으세요?
◆ 전영수> 제가 집이 울산이다 보니까 가족도 한 번씩 찾아오고 그리고 연락도 한 번씩 되고 하니까 아직까지는 괜찮은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다들 걱정들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당연히 해야 된다고 올라왔고 그런 걱정들 좀 접으시고 꼭 승리해서 건강하게 지상으로 내려갈 테니까 제발 걱정들 마시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언제 내려올지 모르고 그냥 기약 없이 올라가신 거잖아요, 그런데.
◆ 전영수> 네.
◇ 김현정> 그게 문제죠. 아직까지는 웃으시는데 참 그게 걱정이고. 광고탑 위의 김혜진 대표님.
◆ 김혜진> 네네.
◇ 김현정> 거기는 뭐가 제일 힘드세요, 지금.
◇ 김현정> 외로우시군요, 지금?
◆ 김혜진> 어쨌든 잠자고 있는 양심들을 깨우고 있다고는 생각하는데 조직된 노동자들이 함께 움직이지 않는 것 그것이 가장 안타까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배고픈 것 화장실 문제 이거는 다 둘째 문제고?
◆ 김혜진> 네, 그렇습니다. 그거는 어쩔 수 없이 각오하고 올라온 거니까요.
◇ 김현정> 두 분이 이렇게 털털하게 웃으시는데 참 아프게 들리네요. 저는 아프게 들려요. 시간이 별로 안 남았습니다만 짧게 대선후보한테 한마디씩만 하세요. 김혜진 대표부터.
◆ 김혜진> 진정한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촛불의 힘으로 열어낸 대선이지 않습니까? 당선된다고 끝이 아니라는 것 민의를 거스르면 당신들도 그 자리에서 끌려 내려올 수 있다는 걸 명심하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 김혜진> 노동자, 민중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으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귀담아 들으라고. 울산의 전영수 부장님.
◆ 전영수> 저는 항상 이런 이야기 많이 했었는데 지금 이날 가장 먼저 청산돼야 될 적폐가 1000만 하청 비정규직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정말 깊이 고민하시고 현명한 해결책을 찾기를 바랍니다. 이 문제 해결이 돼야 서민 경제도 바로 설 거고 나라를 새롭게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말 꼭 하고 싶은 말은 앞으로 누가 대통령이 되시든 후대에 두고두고 길이 남을 존경받는 그런 대통령, 지도자가 이제는 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꼭 그렇게 해 주리라 믿습니다.
◇ 김현정> 저도 믿고요. 두 분 건강하셔야 되고요. 얼른 해결돼서 빨리 지상에서 우리 만납시다.
◆ 전영수> 네, 알겠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 김혜진> 고맙습니다.
◇ 김현정> 광화문 광고탑 위의 김혜진 씨 그리고 울산 교각 아래에 있는 전영수 씨 두 분 노동자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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