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코엑스 유세현장에 나타나 ‘태극기 민심’에 적극 호소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몸 상태가) 구속집행 정지로 병원으로 이동시켜야 하는데 안 하는 것은 대선 때문”이라며 “(검찰이) 문재인이 당선되는 데 문제가 생길까봐 눈치만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 수감 중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주장이며, 검찰이 더불어민주당이 문 후보의 당선을 지원하기 위해 박 전 대통령 와병설 확산을 차단하고 있다는 의혹 제기다. 한편으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군중심리를 자극해 탄핵 반대 세력의 표심 결집을 유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홍 후보는 서울 유세에서 ‘서민 대통령’이라는 자신의 슬로건을 강조했다. ‘추풍령’ 노래를 직접 부르며 등장한 그는 18살 때 하숙비 1만4천원을 손에 쥐고 대학 진학을 위해 대구에서 서울까지 야간열차에 몸을 싣고 추풍령을 지나온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나는 미천한 집에서 살았다”며 “백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서 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강해져야 했다”고 인생 역정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담뱃값‧유류세 인하 ▲제4 이동통신사 신설 등을 서민을 위한 정책 공약으로 내세웠다.
홍 후보는 앞서 이날 유세를 경기 포천에서 시작했다. 그는 “지금 북미 간 극도의 긴장상태가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집권하면 바로 정상회담을 칼빈슨호에서 개최하겠다”며 안보 표심을 공략했다. 이어 “홍준표가 대통령이 되면 북한의 김정은 같은 어린애들은 꽉 쥐고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린애가 불장난하는 것을 내가 그냥 둘 사람도 아니다”라고 특유의 강성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인근 연천 유세에서는 6·25 참전 용사 출신 유권자가 전달한 철모를, 동두천 유세에서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그려진 국방색 모자를 쓰며 ‘우파 본색’을 드러냈다.
홍 후보는 마지막 유세현장이었던 인천 부평에서도 가난하고 힘들었던 가족사를 소개하며 “가진 자들이 돈만 상속하는 게 아니라 신분까지 상속하는 나라가 정상이 아니다”라고 서민 민심에 호소했다.
이날 홍 후보의 유세 현장에는 최근 바른정당에서 한국당으로 복당한 이은재 의원이 당 점퍼를 입고 지원에 나섰다. 한때 바른정당 행(行)을 고심했던 나경원 의원도 유세에 합세했다. 대선후보직 사퇴 및 지지를 선언한 남재준 전 국정원장도 합류했고, 서울 유세 현장에선 부인 이순삼 여사와 장남 정석씨가 유세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한편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의식한 듯 그간 여론조사와 언론의 보도에 대한 반감도 가감 없이 드러냈다.
홍 후보는 “어느 여론조사기관, 유명한 기관인데, 내가 출마 선언할 때 (지지율이) 8%인데, 얼마 전까지 8%였다”며 “도둑놈 oo들”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내가 집권하면 없애버린다고 했더니 요즘 갑자기 올려줬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치 관련 기사 비중이 높은 케이블 종합편성 채널에 대해서는 “홍준표가 대통령이 되면 겁이 날 것”이라며 “그러니까 어떻게 해서라도 대통령 안 시키려고 온갖 xx을 다 한다”고 맹비난했다. 또 “온종일 편파 방송을 한다고 해서 ‘종편’”이라며 “종편 허가권을 정부가 갖고 있다. 너무 많다. 내가 집권하면 지금 4개를 절반으로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