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과 맞닿은 여의도 물빛광장에는 나들이객들이 신발을 벗은 채 시원한 물에 발을 담갔다.
물장난을 치는 아이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홀딱 젖은 채 연신 환호성을 질렀고, 그 사이 부모들은 쨍쨍한 햇볕을 피해 텐트 아래서 낮잠을 자거나 책을 읽기도 했다.
선글라스로 멋을 낸 젊은이들은 맨발로 물을 휘저으며 오후의 여유로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고, 한강에서 제트스키에 몸을 맡긴 채 물살을 가르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초등학생 이 모(10) 양은 "더운데 물놀이를 하니까 너무 좋다. 시원하고 산뜻해진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광장 옆 수십 개의 텐트 사이에 자리를 잡은 표 모(33) 씨는 "바람만 딱 멈추면 완전 후텁지근한 여름이 된 것 같은 날씨"라며 "아이들이 좋아하니 보고만 있어도 흐뭇하다"고 말했다.
서울 청계천에도 햇볕을 피해 굴다리 밑에서 '물가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이들로 붐볐다.
한 손에는 겉옷을, 다른 손에는 아이스크림을 든 채 발장구를 치는가 하면, 아예 인공폭포수에 손을 내밀어 더위를 식히는 이들도 있었다. 반바지와 민소매 차림을 한 외국인 관광객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혔다.
민 모(42) 씨는 "갑자기 너무 덥다"며 "아이와 시원하게 즐길 곳이 없나 찾다가 집에서 가까운 청계천에 나와서 초여름 피서를 즐겼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어제보다 4도 오른 27도를 기록했다. 대구와 안동, 포항의 날씨는 30도를 웃돌았다.
최장 11일 동안의 황금연휴 이틀째를 맞아 전국의 주요 고속도로에는 나들이객과 귀성객이 몰려 종일 정체현상이 빚어졌다.
한국도로공사는 하행선 정체는 오후 들어 서서히 풀리겠지만, 서울 방향은 오후 6시 쯤 가장 심하게 막히다가 9시 쯤 정체가 풀릴 것으로 예측했다. 이날 고속도로 이용차량은 평소 주말보다 다소 많은 413만 대에 달했다.
마찬가지로 인천국제공항에도 해외여행길에 오르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하루 동안 8만4000여 명의 이용객이 출국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