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씨는 이날 SBS에서 방송된 문 후보 찬조연설을 통해 "한 나라의 대통령은 나라를 굳건하게 하고 잘 살게 하는 큰일도 해야 하지만, 국민의 아픔과 고통을 헤아리고 보듬어주는 분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씨는 "유품을 정리하던 중 치범이가 사놓고 신지 못한 하얀색 새 운동화를 보고 '살아있다면 어디에 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남편과 의논 끝에 문 후보에게 드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 씨 자신은 군인의 딸로 태어나 평생 보수 후보를 지지했지만, 아들 치범 씨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만큼 아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서였다는 취지의 말도 덧붙였다.
지난 2월 정 씨는 남편과 함께 문 후보를 만난 자리에서 "국민도 다른 국민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데 국가와 정치권은 그동안 무엇을 했습니까. 국민이 안전하고, 상식과 정의가 존중받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데 아들처럼 뛰어 달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정 씨는 지난달 26일 뉴스를 보다가 문 후보가 대전 국립현충원 천안함 용사 묘역을 참배했을 때 의사자로 지정된 치범 씨의 가묘를 찾은 것을 보고 크게 감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는 "문 후보가 치범이의 나무비석을 붙잡고 애도를 하는 사진도 있었다. 그 고마움을 뭐라 말해야 할까요"라며 "바쁜 분이라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을텐데 우리 치범이를 기억하고 찾아주셨구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 "이분은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지는 분이구나. 자식 잃은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는 분이구나. 그러니 국민의 아픈 마음도 헤아리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치범이가 저 세상으로 가고 나서야 이렇게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지도자가 얼마나 절실한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연설과 함께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 정 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연설문을 읽어 내려갔다.
연설 마지막에 정 씨는 아들 치범 씨에게 쓴 편지를 꺼내 "아직도 엄마는 네가 그냥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해서 네 방에 불을 켜놓고 있다. 5월 9일 투표하고 좋은 소식 갖고 네게 찾아갈게"라며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