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모델별 수급예측이 제대로 맞지 않는다는 의미지만 삼성은 싫지만은 않은 눈치다.
지난 7일부터 열 하루동안 진행된 사전예약판매에서 무려 100만 4000대가 팔려나가면서 초기 흥행돌풍을 일으킨 갤럭시 S8 시리즈.
역대 예약판매 가운데 최고기록을 썼지만 주목할 만한 현상의 하나는 파생모델인 갤럭시 S8플러스 128GB모델 사전예약물량 15만대가 5일 만에 전량 매진된 일이다.
이렇게 사전예약 물량이 크게 증가하고 플러스모델이 인기를 끌면서 삼성전자는 자사 홈페이지에 공지를 원래 24일까지로 정했던 사전예약 가입자들의 개통시한을 기본형은 30일까지로, 또 플러스 모델은 다음달 말까지로 기한을 확 미뤘다.
삼성은 공지에서 "일부 사전예약 물량의 경우 공급물량을 초과하고 매장별,색상별, 모델별 수급불일치로 개통시한을 연장한다"며 예측이 틀렸음을 시인했다.
삼성전자의 수급예측은 틀렸지만 파생모델인 플러스모델은 93만 5000원인 기본형 갤럭시 S8에 비해 무려 22만 원이나 비싼 모델이지만 초기 돌풍의 주역이 됐다.
이에따라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갤럭시S8 시리즈 가운데 화면이 큰 갤럭시S8플러스 모델이 기본 모델보다 더 많이 판매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유안타증권 이재윤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갤럭시S8 시리즈의 연간 판매량을 5,041만대로 추정하면서 이 가운데 갤럭시S8플러스가 2719만 대로 전체의 53.9%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화면이 갤럭시 노트7보다도 0.1인치 크기 대문에 게임이나 동영상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끄는데다 '갤럭시덱'을 이용하면 스마트폰을 모니터에 연결해 PC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점도 이유가 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 이세철 연구위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 가운데는 비용이 조금 더 발생하더라도 좋은 폰을 사려는 욕구가 있다"면서 "이동통신업체들도 다양한 할부프로그램을 통해 고가폰을 유도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어찌됐건 갤럭시 S8시리즈 가운데 파생모델인 갤S8플러스는 기본형인 갤S보다 더 많이 팔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삼성이 이렇게 갤럭시 시리즈에서 기본모델과 파생모델을 함께 출시한 것은 지난 2015년 출시된 갤럭시 S6부터다.
삼성은 갤럭시 노트4때 한쪽 디스플레이만 구부러진 '싱글엣지'를 처음 도입한 뒤 다음해 내놓은 갤럭시 S6부터는 세계 최초로 '더블엣지'로 엣지를 확대하면서 평평한 기본형을 60%, 엣지를 40%로 출시했다.
이때만 해도 삼성이 '엣지'에 대해 확신하지는 못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세계 최초의 양면 엣지인 S6엣지는 당시 없어서 못팔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재고가 준비되지 않아 더 팔수 없는 상황까지 맞이했다.
삼성은 그렇지만 2016년 봄에 내놓은 갤럭시 S7 시리즈에서는 일반형과 엣지의 비중을 5대5로 엣지의 비중을 조금 더 높였을 뿐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은 "갤럭시 S7 출시 당시 해외 특히 유럽에서 작은 것도 엣지모델로 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면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다"고 밝혔다.
갤럭시 S7엣지는 기본형인 S7에 비해 더 팔렸고 삼성은 결국 갤럭시 S8에서는 모든 모델을 엣지로 만들었고 대화면인 플러스까지 더 만들어 내놨다.
스트라이크로 보고 열심히 배트를 휘두른 공은 헛치고 '볼'로 판단한 곳은 '스트라이크'로 들어온 격으로 삼성전자의 모델별 판매예측과 수급전망이 맞지 않은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삼성은 이런 현상이 싫지만은 않은 눈치다.
엣지모델이나 플러스 모델 등 파생모델의 경우 기본형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그만큼 수익성도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잘 팔릴 기본형으로 설정한 모델이 파생모델에 비해 덜 팔리는 현상이 지속되면 재고관리와 부품수급 계획 등에 차질을 가져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