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SLBM 막을 수 있는 '핵추진잠수함' 도입되나

문재인 후보 '핵잠 추진' 발언에 軍 ·전문가들 '환영'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사진=국회사진취재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27일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군과 국방안보전문가들은 당연히 추진해야할 사업으로 환영한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핵추진잠수함은 우리에게도 필요한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핵을 무기로 사용하지 않고 원료로 사용하는 것은 국제협정에 위반되지 않는다"며 "문제는 핵 연료가 되는 물질을 미국으로부터 구입해야 하는데 현재 한미 간의 원자력 협정에서는 그것이 안 되게 돼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후보는 "군사적 목적으로는 무기로든 연료든 다 사용 못하게 돼 있다. 대통령이 되면 미국과 원자력 협정 개정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위해 국방부에 비공식적인 대책팀까지 꾸려졌으나 언론보도로 알려지면서 미국이 강력히 항의하고 반대해 무산됐다"며 "미국의 입장이 매우 단호해 쉽지는 않겠지만 설득하고 협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군 관계자도 "북한이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갖고 있는 상황으로 우리가 이를 감시 추적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잠항할 수 있는 핵추진잠수함이 있어야 된다"며 "환영할 만한 일이다"고 말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사드가 전방 120도 각도 이내에서 탄도미사일을 탐지하는데 북한 잠수함이 동해 먼바다로 돌아서 한반도 옆이나 후방에서 탄도미사일을 쏜다면 전혀 방어할 수 가 없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방법은 북 잠수함기지 앞에 오래 잠항 할 수 있는 핵추진잠수함을 배치해 북 잠수함을 추적 감시하고, 북 잠수함이 미사일을 쏘기 위해 발사관을 열면 즉각 어뢰로 격침시키는 것"이라며 핵추진잠수함이 있어야 수중 킬체인(Kill Chain)이 완성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현재 우리 군도 잠수함을 갖고 있긴 하지만 잠항 할 수 있는 기간이 극히 제한돼 있어 북한 잠수함기지가 있는 함경남도 신포해역에서 북 잠수함을 감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209급 잠수함은 잠항 기간이 고작 3일이고 한시간에 5노트(8km)밖에 움직일 수 없다.

손원일함이라고 불리는 214급 잠수함은 2주간 잠항이 가능하다.


NLL 전부터 잠항해 신포앞 해역까지 가고 오는 시간만 1주일이 걸린다. 안전을 고려해 연료가 넉넉할때 우리 해역으로 돌아오려면 북 잠수함을 감시할 수 있는 기간이 채 1주일도 안된다.

군은 2020년대에 3000톤급 잠수함을 건조할 예정인데 이 잠수함은 3주간 잠항이 가능하지만 역시 감시기간은 10일 남짓이다.

3000톤급으로 신포기지를 감시한다 해도 잠수함을 순환을 시키려면 여러척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북한이 SLBM을 장착한 잠수함을 여러척 갖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장 효율적인 대처방안은 결국 거의 무제한적으로 잠항할 수 있는 핵(원자력)추진잠수함이 정답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문제는 우리 기술로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고 원자력엔진을 돌릴 원료를 미국에서 들여와야 하는데 원자력협정을 맺고 있는 미국이 반대할 경우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인균 대표는 차기전투기 도입 사업을 하고 있는 브라질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브라질의 경우 차기전투기를 도입하면서 핵추진잠수함 기술 이전을 조건으로 내걸었고 결국 미국과 프랑스가 경쟁을 벌이다 미국이 사업을 수주했다.

핵무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추진체계에 원자력을 활용하는 것이고 미국이 브라질에도 핵잠기술이전을 하기로 한 선례가 있는 만큼 이를 근거로 우리가 미국을 설득하고 협상해 원자력협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자력발전을 통해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을 만들수 있어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이를 사찰하지만 핵무기를 만드는 것이 아닌 만큼 조사에 응하면 된다.

우리나라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됐지만 역시 핵무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핵추진잠수함 도입에는 문제가 없다.

핵추진잠수함 1척을 만드는 비용은 대략 2조 원 정도로 추산된다.

핵추진잠수함을 갖고 싶어도 미국의 강력한 반대로 뜻을 못이루고 있는 우리 군이 오래된 숙원을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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