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유 후보는 '코리아 패싱'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아느냐고 문 후보에게 물었다. 문 후보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답했고 이후 외교적인 부분에 상식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단순히 용어에 대한 인지 여부를 넘어, 왜 지금 대한민국이 '안보 위기'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데 대한 우려가 크다"며 압박을 가했다.
나 의원은 "진짜 우려는 '코리아 패싱', 즉 북핵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정작 대한민국은 소외된 채 주변 강국 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한반도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그래서 돈독한 한미관계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럼에도 '미국 주장에 추종만 해서 그러니 부끄러워하라'? 한미동맹을 비롯한 주변국의 협력 없이는 국가 안보도, 한반도 평와와 통일도 모두 불가능하다는 것을 진정 모르는 것인지 통탄을 금할 수 없다"며 문 후보의 발언을 언급하며 비난을 이었다.
하지만 서울대 법학적문대학원 조국 교수는 '코리아 패싱' 논란과 관련해 "엉터리 영어"라며 다른 입장을 보였다.
조 교수는 같은 날 트위터를 통해 "'코리아 패싱'이라는 엉터리 영어와 등차수열이 아닌 단순산수로 문재인을 공격한 유승민, 황당하다"고 유 의원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 한국 건너뛰기)'은 이른바 '브로큰 잉글리쉬(Broken English)'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용어의 어원은 지난 1998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건너뛰고 중국만 방문하고 돌아간 상황을 '재팬 패싱(Japan passing)이라 빗댄 것에서 유래한다.
최근 일부 언론 매체에서 '코리아 패싱'을 쓰고 있지만 국제 외교 상황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없고, 대부분의 원어민 또한 알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외교부 조준혁 대변인은 정례브리핑 도중 "최근 국내 일각에서 사용하는 '코리아 패싱'이라는 특이한 용어가 정확히 무슨 의미로 쓰이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친 바 있다.
조 대변인은 "미국 등 국가에서 이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만약 미국 등 우방국들이 한국을 배제한 상태에서 한국의 이해와 관련된 문제를 결정한다는 의미라면, 이는 한미동맹 관계 등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