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서두른 사드, 누군가 대선판 영향 미치려는 듯"

- 성주 주민들에게 설명 한 번 없다
- 알박기? 허허벌판에 장비 들여온 수준
- 사드 찬반 넘어 종합적 재검토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석주(초전사드반대대책위 공동위원장), 이철희(민주당 의원, 국회 국방위 간사)

그야말로 기습적인 알박기였습니다. 주한미군이 어제 새벽 사드배치 예정지역이죠? 성주골프장에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장비를 전격적으로 배치한 건데요. 기본적으로 거쳐야 할 환경영향평가도 생략한 아주 기습적인 배치였습니다. 당시 장비 반입을 저지하던 주민들이 부상을 입기도 했는데요. 현장에선 밤샘농성 시위가 이어지고 있답니다. 현장 상황 먼저 체크를 해 보죠.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의 이석주 공동위원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위원장님 나와 계세요? 

◆ 이석주> 네. 

◇ 김현정> 밤새 현장을 지키셨다고요? 밤 사이에는 괜찮았습니까? 

주한미군의 성주골프장 사드 장비 반입은 26일 새벽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당일 현장 사진. (사진=길바닥 저널리스트 제공)
◆ 이석주> 네, 지난 밤은 괜찮았고요. 어제 (새벽) 1시 반부터 경찰이 주민들을 봉쇄작전을 했죠. 

◇ 김현정> 그냥 들이닥친 겁니까? 그 당시 상황이 어떻게 됐어요? 

◆ 이석주> 갑자기 경찰들이 전국에서 다 배치가 되었어요. 

◇ 김현정> 몇 명이나요? 

◆ 이석주> 80개 중대라니까 추산하기에 한 8000에서 1만 명 정도 예상을 합니다. 

◇ 김현정> 지금 언론에는 4000명이라는 데도 있고 5000명, 8000명 다양하던데 주민들이 느끼기에는 한 8000명에서 1만 명? 

◆ 이석주> 네, 4km 이내에는 완전 지역을 봉쇄를 해버렸죠, 경찰이. 자기 집에서 밖에 나갈 수 없는 상황까지 만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집에서 나갈 수 없는 상황까지 만들다니요? 

◆ 이석주> 한 집 대문 앞에 경찰 4명이 서 있잖아요. 그러면 못 나가게 그냥 나가지 마세요. 위험하니까. 그런 식으로 계속 경찰들이. 

◇ 김현정> 4명이 둘러싸서 못 나가게. 

◆ 이석주> 나이드신 분 60대, 70대 되신 분들은 경찰 한 명이 막아서면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런 식으로? 그러면 부상은 그 과정에서 부상자가 나온 건가요? 

◆ 이석주> 아니요, 회관 주위에도 저희들이 한 100명 정도 몰려 있었거든요. 

◇ 김현정> 주민들이. 

◆ 이석주> 우리가 밤샘 지킨다고 있었던 분들이 사드 장비가 들어갈 때 뚫고 들어가려고 하다가 서로 몸싸움이 있었습니다. 군사계엄작전하고 똑같았습니다. 

◇ 김현정> 군사계엄작전? 하여튼 주민들은 그렇게 해서 막고 그 사이에 사드 장비가 들어가는 걸 눈으로 보면서도 막지 못한 거예요? 

◆ 이석주> 네. 이게 참 나라인가 싶고 정부에 대해서 어떤.. 사람이 말할 수 없는 암담한 진짜 좌절감. 별 생각이 다 들었죠. 

◇ 김현정> 별 생각이 다 드셨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말도 합니다, 위원장님. 지금 북한과의 대치 상황이 갈수록 심상치가 않은데 사드 배치는 필요한 거 아니냐? 

◆ 이석주> 정확하게 모르고 하시는 말씀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저희 지역에 성주지역의 사드는 지금 수도권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공식 발표된 사실입니다, 이게. 

◇ 김현정> 수도권까지는 방어할 수 없는 사드다, 성주에서는. 

◆ 이석주> 네. 대한민국의 50%가 수도권에 살고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렇지만 나머지 50%는 그래도 성주에 사드 놓아서 방어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얘기한다면? 

◆ 이석주> 제가 볼 때 이 레이더 때문에 저희들은 놓는 걸로 생각하고요 미국과 일본은 자기네들 방어하기 위해서 놓는 걸로 그렇게 생각을 하기 때문에 저희들은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결국 주민들은 이거 미국이 중국 들여다보기 위해서 엑스밴드레이더 놓는 거 아니냐는 의심을 하면서 왜 우리 지역을 이렇게 위험으로 몰아넣느냐는 생각을 하시는 거예요? 

◆ 이석주> 네. 지금 현재 제대로 환경영향평가도 제대로 안 했고 어느 누구 책임 있는 사람이 지역 주민들한테 설명회 한번 한 적이 없습니다. 

◇ 김현정> 한 적이 없다고요? 하고 그러지 않았나요? 초창기에 성주 결정될 때? 

◆ 이석주> 아니요. 작년 7월 15일날, 황교안 국무총리하고 한민구 국방부장관하고 성주군청에서, 지역 주민들한테 충분히 설명을 한 뒤에 동의를 받은 후에 사드 배치를 하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했는데도 불구하고 국방부나 우리나라 정부 어느 한 사람이라도 지역에 와가지고 주민들한테 이 사드에 대한 설명회도 없고요. (지금) 불법적으로 토목공사도 하나도 안된 상황이거든요. 

◇ 김현정> 시설공사가 전혀 안 돼 있죠. 

◆ 이석주> 전혀 하지도 않고 아무것도 안 돼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국내로 들어온 사드 일부 장비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 이석주> 그런 상황에서 대선을 앞두고 차기 정부에 넘어가는 게 맞지 지금 알박기로 갑자기 지속적으로. 이 나라 정부가 저희들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정부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선생님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 이석주>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사드 현장을 밤샘 지킨 주민이세요. 이석주 공동위원장 먼저 만나봤습니다. 이번에는 정치권으로 가보죠. 대선이 2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 자리가 빈 상황에서 벌어진 기습배치이기 때문에 더 놀라운 건데 정치권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국회 국방위의 이철희 의원 연결돼 있습니다. 이 의원님 안녕하세요. 

◆ 이철희>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그야말로 군사작전 하듯이 기습적으로 이루어진 배치. 민주당은 아셨어요? 

◆ 이철희> 몰랐습니다.

◇ 김현정> 전혀 모르셨어요? 

◆ 이철희> 네. 대개 국방부가요, 사전에 야당이나 국회 쪽에 알려주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요. 지난 3월 6일에 성주 포대 일부가 한국에 들어왔다 그런 얘기 있었잖아요. 

◇ 김현정> 그랬었죠. 

◆ 이철희> 그때 국회 국방위가 열리고 있었는데 장관이 아주 천연덕스럽게 아무 얘기도 안 했거든요. 조속히 들어오는 일 없다 이렇게 얘기했기 때문에 사실상 저희들로서는 기만당했다 생각하는데 그 이후로도 어떤 그런 얘기는 없었고요. 개인적으로는 어제 아침 한 7시쯤에 장관이 제가 야당 간사라 전화를 해서 얘기를 했는데 그때는 이미 언론 보도가 나온 상태라 사전에 알려준다거나 협의를 했다거나 그런 거는 전혀 무관한 겁니다.

◇ 김현정> 청와대에 대통령이 없지 않습니까?

◆ 이철희> 그렇죠.

◇ 김현정> 국회에도 전혀 알려주지 않았고 도대체 누가 결정해서 주도권을 잡고 기습적으로 새벽에 장비를 들일 수 있는 겁니까? 

◆ 이철희> 그게 의문입니다.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에게 물어보면 이거 안보상황, 군사상의 필요에 의해서 하는 겁니다. 이런 얘기만 계속 반복해서 할 뿐 사실 예정보다 서두르게 된 거잖아요. 서두르게 된 이유가 뭔지 배경이 뭔지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미국이 그렇게 요구하는지 아니면 우리가 우리 자체 판단으로 서두르고 있는 건지 이런 것에 대한 얘기는 전혀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이게 국민들이 무조건 안 된다, 이런 게 아니라 적어도 절차는 제대로 밟고 따져 가면서 차례차례로 하자 특히 대선이 2주밖에 안 남지 않았느냐 이런 상황인 거잖아요. 

더민주 이철희 의원 (국방위 간사, 사진=블로그 캡처)
◆ 이철희> 그럼요. 

◇ 김현정> 그런 상황인데도 새벽에 주민들을 막아서가면서까지 대통령이 없는 상황에서까지 이렇게 할 필요가 있는가 이게 의아해요. 도대체 누구 결정인가. 

◆ 이철희> 그러니까 저도 그게 굉장히 의문이고요. 사드 배치의 필요성에 대해서 인정하시는 분들조차도 이렇게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절차상의 문제. 

◆ 이철희> 그래서 저는 이게 어차피 새 정부가 들어서면 국방부나 대통령 부재한 상황에서 일종의 과도 정부잖아요. 과도 정부에서 이렇게 결정을 서두르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감사원 감사를 해본다든지 이렇게 해서 우리 정부가 왜 이렇게 서두르게 됐는지 국방부나 우리 군의 역할이 뭐였는지를 분명하게 검증을 해 놓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왜 이렇게 서둘렀다고 개인적으로는 추정하세요? 

◆ 이철희> 저는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보는 시각과 다르지 않는데요. 새 정부 들어서기 전에 분명히 기정사실화시켜놓고 흔히 알박기라는 표현을 쓰는데요. 되돌릴 수 없게 만들려는 거 아닌가 싶은데 실제로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겁니다. 이게 임시배치잖아요. 그냥 벌판에 허허벌판에 장비를 가져다놓은 거기 때문에 제대로 세팅이 된 게 아니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갖다만 놓은 거예요. 

◆ 이철희> 그렇죠. 이거는 얼마든지 그 상태를 중재하고 되돌릴 수 있는 문제라 알박기 차원에서 만약에 이렇게 서둘렀다고 한다면 그것도 제가 볼 때 성공하기 쉽지 않은 건데 그렇다면 그조차도 잘 설명이 안 되면 이건 분명히 정치적 의도가 있다. 대선판에 안보 이슈를 제기를 해서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거 아닌가, 누군가가. 그런 의심은 합리적 추론이라고 보거든요. 그렇게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박기일 가능성, 혹은 이게 치우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알박기도 아닐 수 있다. 정치적으로 뭔가 영향을 끼치려는 선거에 영향 주려는 거 아닌가. 청와대의 김관진 안보실장이 사실은 이 사드 배치를 주도해 왔었죠. 최근 두 차례 방미했습니다. 이런 움직임으로 봐서 혹시 김관진 실장이 주도권을 쥐고 계속 가고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도 계속 나오고 있더군요. 

◆ 이철희> 저희 국방부 주변에서도 안보실장이 주도한다는 얘기는 많이 나와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얘기를 하면 사실에 부합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희도 이게 안보실장이 청와대가 주도하는구나 이런 정도만 생각하고요. 또 안보실장이 대통령도 없는 상황에서 방미를 두 차례인가 세 차례 했습니다. 제 기억에 가서 계속 사드 얘기만 했거든요. 그거는 조금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기에 이상하다는 느낌을 갖는 게 당연해서 저희는 안보실장이 주도한다고 보기는 합니다만 딱 부러지게 이게 이유입니다 하고 제시할 만한 건 없어서 조심스럽기는 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 후보는 사실상 사드배치 찬성 쪽이고 심상정 후보는 반대 문재인 후보는 차기 정부가 결정할 문제 이런 입장이신 거죠? 

◆ 이철희> 네. 

◇ 김현정> 2주밖에 안 남은 상황입니다. 만약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그럼 2주 후에는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취하셔야 되는 건데 어떤 입장이십니까? 

◆ 이철희> 문재인 후보가 언제 저희 군이 화력 훈련하는 게 있어요. 북한이 도발했을 경우에 우리가 압도적인 화력을 가지고 어떻게 제압하는지를 훈련을 통해서 보여주는 건데 거기에 문재인 후보가 참석하셨는데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이 문제는 대선이 임박했잖아요. 거의 20일이면 끝나니까 다음 정부로 넘겨서 외교적 카드, 특히 북핵 폐기를 위한 외교적 카드로 써야 한다 그렇게 활용할 수 있도록 열어줘야 된다, 이런 말씀을 하셨거든요. 다음 정부도 되자마자 사드 찬성한다, 반대한다, 들여온다, 안 된다, 이렇게만 논쟁할 문제가 아니고 차분하게 이 문제는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 김현정> 그 차분한 검토라는 건 그럼 원점에서 재검토의 의미입니까? 

◆ 이철희> 지금 원점에서 다 되돌릴 수는 없겠죠. 한미 간 정부 간 뭔가 협의를 진행해 와서 진도가 여기까지 나온 거라고 보면 그걸 원점으로 되돌려가지고 백지화된 상태에서 새롭게 가자, 이렇게 말할 수는 없는데. 

◇ 김현정> 그건 아니고? 

◆ 이철희> 그런 점까지도 충분히 고려해서 우리가 이 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풀어야 하느냐 외교적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고 북핵이나 미사일 방어 관점에서는 어떻게 풀어야 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차원에서는 어떻게 풀어야 하고 등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신중한 결론을 내려야 되겠죠. 

◇ 김현정> 선거 전략상 혹시 입장 유보하시는 거 아니냐 이렇게 의심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 이철희> 저희는 이 문제가 작년에 나왔을 때부터 사실은 김종인 대표 시절부터 일관된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차기 정부가 외교 카드로 쓸 수 있도록 지금 입장 오히려 확실히 정하지 않는 편이 낫겠다, 이런 말씀. 여기까지 확인하도록 하죠. 이철희 의원님 고맙습니다. 

◆ 이철희> 고맙습니다. 

◇ 김현정> 국회 국방위의 민주당 측 간사세요. 이철희 의원의 생각까지 들어봤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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